공부하라는 말 대신
공부하라는 말 대신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7.07.09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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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정유년 7월,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마흔네 번째 이야기는 위산 대원선사(大圓 禪師)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위산이 앙산에게 “묘하고 청정하고 밝은 마음을 너는 어떻게 아느냐?” 앙산이 대답하기를 “산과 강과 대지와 해와 달과 별들입니다.” 위산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다만 그러한 사실만 알았구나!” 앙산이 말하기를 “화상이 아까 뭐라고 물으셨습니까?” 위산이 말씀하시기를 “묘하고 청정하고 밝은 마음이니라.”앙산이 말하기를 “그를 사실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까?” 위산이 말씀하시기를 “그와 같고 그와 같으니라.”

위산 스님이 “묘정명심, 묘하고 청정하고 밝은 마음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 것에 대해서 앙산 스님이 “산하대지 일월성신 즉, 산과 강과 대지와 해와 달과 별들이다.”라고 답하셨다. 묘정명심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 그대로가 다 묘정명심이라는 것이다.

위산 스님께서 “산하대지 일월성신이 묘정명심인 줄 아는 그런 것만 겨우 알았구나.”라고 하니까 앙산 스님이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꼭 모르는 사람처럼 “화상이 아까 뭐라고 물으셨습니까?”하고 말했다.

위산께서 “묘정명심을 너는 어떻게 아느냐?”고 했던 그 말을 물은 것이라고….

속담에 짧은 두레박 끈을 가지고 옆집 깊은 우물의 물을 뜰 수가 없고, 단순하면 가르치는 스승 노릇을 할 수가 없으며 뭐가 없이는 장가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산하대지, 일월성신은 묘정명심에서 사(事)라면 묘정명심은 곧 이(理)로 볼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지.

싱글맘 위킹맘으로 3남매를 창의적인 인재로 키워낸 현역 최고령 톱모델로 유명한 메이 머스크의 교육법은 공부하라는 말 대신 책임과 예의 안 지킬 때 더욱 엄격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녀들이 숙제를 잘하기만 하면 됐고 숙제 말고 더 많이 공부하라고 몰아치지도 않았단다. 그런 교육방법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해주어 창의적으로 키웠다는 것이겠다.

공부 안 했을 때보다는 책임과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 엄격했다는 것이다.

숙제를 제때 하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을 때, 어른들에게 버릇없이 굴거나 식탁에 바르게 앉지 않고 다 먹은 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지 않을 때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분명히 지적하고 꾸짖었단다.

또한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어떤 재능을 지녔는지 발견하려고 노력하되 강요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찾는 것. 무턱대고 많이 투자한다고 늘 좋은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겠다.

부모들이 자신의 삶에 열정을 갖고 매달리고 사회에서든 가정에서든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걸 보고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자랄 수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세 자녀가 다른 면이 있었다면 아이 때부터 모두 밝고 영리하고 또래들보다 호기심이 많았단다.

지금도 자녀들이 예의 바르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명랑해서 늘 행복하단다. 그러니`묘정명심'하여 봄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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