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품바 래퍼 대회'의 심오한 뜻이 놀랍다
킬러 콘텐츠 `품바 래퍼 대회'의 심오한 뜻이 놀랍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7.05.31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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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명식 부장(음성주재)

음성품바축제가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관광지도, 관광 상품도 없는 음성군에 `관광 음성군'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과거 19년 전 아주 작은 소규모 행사로 시작한 음성품바축제는 당초 지역주민들에게 “왜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거지축제를 여느냐”는 비난을 받았던 천덕꾸러기 축제였다.

하지만 해마다 축제가 발전하면서 지금은 50만 명에 육박하는 전국 관람객을 불러들일 만큼 퀄리티 높은 음성군 최고의 관광 상품이자 충북의 대표 축제가 됐다.

특히 올해 음성품바축제는 그 어느 때와 비교해 봐도 더욱 남달랐다.

대표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감 속에서도 과감하게 킬러 콘텐츠로 기획한 `품바 래퍼 경연대회'를 꼽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고령화가 심각해져 가는 시골 자치단체의 축제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래퍼 경연대회라니! 하지만 예상을 깬 폭발적 성공이었다.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로 시작하는 품바타령…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로 시작한 랩 구절이 어찌 보면 서로 다르지 않고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래퍼 경연대회 하나 개최했을 뿐인데 중·장·노년층이 관람객들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수 많은 청소년이 몰려들었다.

래퍼 경연대회 하나로 품바축제는 모든 세대가 즐기고, 과거·현대가 어우러지는 명품축제로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수많은 관람객이 품바의 모습으로 축제를 즐긴 모습 역시 예년과 전혀 다른 광경이었다.

거지가 입던 누더기 품바의상 대신 현대적 이미지 감각의 품바 티셔츠를 제작한 음성군의 기획이 주효했다.

문화체육부에서 파견된 관계자도 올해 품바축제에 대해 “지극히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 가능성이 큰 축제”라며 아낌없이 호평했다.

품바 하면 밥을 동냥하고 다니는 거지를 연상하게 된다.

거지가 巨(클거)志(뜻지)의 뜻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거지는 조선시대에 큰 뜻을 가진 사람에게 표현하는 말이었다.

당시 암행어사도 거지차림의 복장으로 민심을 살폈고, 일본강점기 독립운동가도 거지 흉내를 내며 일본 경찰들의 감시를 피해 독립운동을 했다.

음성품바축제는 이번에 축제장을 찾은 수 많은 청소년에게 이 같은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거지와 품바의 참의미를 알려주었을 것이다. 또 어려웠던 시절에도 기죽지 않고 풍자와 해학을 통해서 궁핍함을 이겨낸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를 심어 줬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굶어가며 동냥한 밥을 자신보다 못한 이웃들에게 나눠준 거지 성자 최귀동 할아버지의 사랑 나눔 정신을 분명히 심어줬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 처음 기획한 `품바 래퍼 경연대회'를 `폭발적 보급'이라는 뜻을 지닌 `킬러 콘텐츠'라고 명칭한 음성군의 깊은 뜻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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