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이후 충분한 휴식땐 완화 … 피로 지속땐 질병 의심
환절기 이후 충분한 휴식땐 완화 … 피로 지속땐 질병 의심
  • 이현민<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승인 2017.05.29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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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이현민

봄철 사람들은 더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피로감을 `춘곤증'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춘곤증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고 계절의 변화에 신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파악한다. 그렇다면 춘곤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봄에는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활동량이 늘고 생체리듬이 바뀌게 된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근육이 이완되며 쉽게 나른함을 느끼고 늘어난 활동과 더불어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는 상황. 위축돼 있던 우리 몸의 여러 기관이 이를 따라오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이때 비타민과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가 많이 필요한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또 봄에는 외부 기온이 상승하면서 확장된 피부 모세혈관에 혈액이 체표면으로 몰려 뇌, 위 등 주요 장기로 공급되는 혈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춘곤증이 생기면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 불량, 집중력 저하, 권태 등이 발생한다. 의욕이 쉽게 떨어지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두통, 눈의 피로감, 불면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겨우내 운동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보통 봄날의 피로감을 그냥 춘곤증 증상으로 느끼고 넘어가지만 만성피로, 갑상샘기능 저하증, 빈혈, 수면장애, 간 질환으로 인한 간 기능 저하, 비정형적 우울증 등 다른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춘곤증은 환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2~3주 정도 적응 기간이 지나면 대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6주 가량 충분히 휴식을 취했음에도 여전히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면 다른 질병이 아닌지 검사해야 한다.

춘곤증이 계속되면 다른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불면증, 수면 무호흡증, 하지불안 증후군, 기면증이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며 수면 중 코골이가 심해지거나 일시적으로 호흡이 중지된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된다.

하지불안 증후군은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 다리를 움직여야 증상이 호전된다. 기면증은 주로 청소년기에 나타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빈혈, 갑상샘기능저하증, 비정형적 우울증이 지속적인 피로감의 주원인이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과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피로감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고 치료받아야 한다.

춘곤증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낮잠과 카페인을 피하고, 아침에 햇빛을 자주 보는 것이 좋다. 지나친 낮잠은 오히려 밤의 수면을 방해한다. 낮잠은 30분 내외가 적당하고, 가능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불규칙한 수면은 만성피로와 무력감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가급적 밤 11시 전에 잠들고 매일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과 음주, 흡연은 간 기능을 떨어뜨리고 피로감을 더 느끼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활동량이 떨어지고, 햇볕에 의해 생성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무기력증과 우울증 등이 생긴다. 그리고 햇볕을 쬐면 비타민 D의 합성과 장운동이 활성화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운동 부족은 춘곤증의 원인이 되므로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다. 춘곤증은 신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므로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가벼운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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