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면역상태 따라 치료 방법·예후 달라
환자의 면역상태 따라 치료 방법·예후 달라
  • 신익상<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승인 2017.05.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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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신익상

폐렴은 며칠 동안 약을 먹으면 쉽게 낫는,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반면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매우 무서운 병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폐렴은 정도에 따라 쉽게 치료될 수도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환이다. 병의 경중과 어디서 치료받는지, 면역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폐렴의 경중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나이, 의식상태, 호흡 상태와 활력, 징후, 혈액에서 나타나는 몸의 염증 반응과 장기의 기능 등을 파악해 이에 따라 얼마나 중한지 결정하게 된다.

비교적 젊고, 호흡기가 안정돼 있고, 의식이 명료하고, 몸의 염증 반응이 심하지 않으면 예후가 좋은 폐렴이라 굳이 입원하지 않고 항생제를 복용해도 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나중에 증상이 악화되면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반면 나이가 많거나, 호흡기나 다른 장기에 이상 신호가 보이는 경우는 입원해서 정맥주사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중증 폐렴은 호흡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불안정한 경우로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호흡이 유지되지 않으면 기계호흡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사망률도 꽤 높아진다. 이렇듯 같은 폐렴이라고 해도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르므로 폐렴에 걸렸다는 말만으로는 쉽게 판단할 수 없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들이 늘어나고 면역저하상태에 있는 환자들도 많아지면서 폐렴에 의한 사망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폐렴 환자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폐렴의 치료와 예방이 점점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폐렴은 증상과 검사소견으로 진단하는데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 증상이 있고, 흉부 X선 검사에서 폐의 염증이 증명되면 진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폐렴처럼 나타나도 검사 결과 독감이나 기관지염인 경우도 있고, 폐렴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다가 나중에 결핵이나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폐렴으로 의심됐으나 폐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X선 검사만으로 폐렴을 진단하고 치료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CT 검사나 기관지 내시경이 필요하다.

폐렴으로 진단되고 나면 그 원인을 묻는 환자들이 많다. 폐렴은 대부분 세균 감염에 의해서 생긴다. 가장 흔한 원인균이 폐렴구균이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균들이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와 진균에 의해서 폐렴이 생길 수 있고, 면역 상태에 따라서 다른 미생물에 의해서도 폐렴에 걸릴 수 있다.

같은 세균이라도 항생제 감수성이 다를 수 있는데 최근에 항생제를 사용했거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했거나 만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 내성균에 의한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항생제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폐렴이 어디에서 걸렸는지도 중요한데,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는 도중에 폐렴이 생긴 경우는 특히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가능성이 높아서 처음부터 광범위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거나 면역상태가 떨어져 있는 경우 또는 기관지확장증 같이 폐에 구조적 이상이 발생한 경우도 항생제 내성을 가진 폐렴구균이나 녹농균 같은 세균에 의한 폐렴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항생제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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