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5.10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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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최 하 림

나 물 속처럼 깊이 흘러 어두운 산 밑에 이르면
마을의 밤들 어느새 다가와 등불을 켠다
그러면 나 옛날의 집으로 가 잡초를 뽑고
마당을 손질하고 어지러이 널린 농구들을
정리한 다음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날파리들이 날아들고 먼 나무들이 서성거리고
기억의 풍경이 딱따구리처럼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나는 공포에 떨면서 밤을 맞는다
과거와 현재 사이로 철철철 밤이 흘러간다
뒤꼍 우물에서도 물 차오르는 소리 밤 내
들린다 나는 눈 꼭 감고
다음날 걸어갈 길들을 생각한다


# 길 위에 서면 가야 할 곳이 생깁니다. 멈춰 서 있든, 정처 없이 걷든, 날것의 길은 길이 길을 내며 바닥에 흔적을 새깁니다. 아주 오래전 걸어갔던 그 길과 내일 걸어가야 할 길이 다를지 몰라도 우리가 길을 걷어가는 이유는 같습니다. 지난 9일 우리는 역사에 새로운 길을 냈습니다. 길이 길을 내듯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는 변화이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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