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 정선옥<충북중앙도서관 사서>
  • 승인 2017.05.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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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정선옥

얼마 전 우리도서관에서 정호승시인 강연회가 열렸다. 시인은 강연시간보다 두 시간 먼저 도착해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햇살 좋은 카페에서 차도 마시는 여유를 가졌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데 시인에게서 삶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나이 듦의 아름다움, 고요한 마음으로 관조하는 여유로움을 느꼈다.

행사는 중·고등학생 대상 강의였으며 주제는`10대에게 힘이 되어주는 한마디'였다. 10년 뒤에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까를 지금 항상 생각하라, 인생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된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는 내용이다. 시인의 시와 노래가 어우러진 강연에 학생들은 감동하고 몰입했다. 같은 이야기를 부모가 하면 잔소리가 되지만 시인의 말 한마디는 진로를 고민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도서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정호승 저·비채)'는 시인의 강연 내용을 풀어놓은 에세이다. 시인의 산문 읽는 즐거움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따뜻한 시선이다. 추천사에 남긴 이해인 수녀의 글은 이 책을 대변한다. “세상을 끌어안는 따스한 마음, 현실을 깊이 통찰하고 재해석하는 예리한 시선, 탁월한 시적 표현으로 가득한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는 읽는 이를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줍니다. 진솔하고 정직한 자기성찰,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랑을 다시 배우며 우리도 좀 더 올곧게 살고 싶은 갈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가끔 우주의 크기를 생각해 보라는 첫 글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와 작고 미미한 존재인 나를 대입하며 사소한 고민이나 욕심을 버리라는 내용이다. 견딤이 있어야 귀하게 쓰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지금 이 시간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 중에 가장 젊은 시간이라는 말도 와 닿는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내 아이는 요즘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 책에 나온 진주를 품은 조개이야기를 들려주며 상처와 고통을 인내해야 비로소 아름다운 진주가 만들어진다고 위로했다.

76개의 글 제목이 각각 한 편의 시다. `삼등은 괜찮지만 삼류는 안 된다',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인생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은 있다'등등. 기분이 울적할 때, 나만 뒤처지는 느낌일 때, 울고 싶은 마음일 때 책을 펼치면 위로가 된다. 좋은 책 한 권은 삶의 멘토가 될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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