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팩트를 말하는 대선후보인가?
누가 팩트를 말하는 대선후보인가?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7.04.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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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5대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참여한 가운데 네 차례에 걸쳐 치러진 TV토론회가 자질·정책·비전 검증보다 상호 비방 및 `과거 회귀형 공방'으로 전락됨에 따라 `초딩 토론'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가운데 오늘 저녁 8시 `경제 분야'를 주제로 하는 제5차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어떤 비전들이 제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5일 4차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선 정책에 대한 상이한 견해차이가 아닌, 단순 수치 계산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며 상대 후보를 맹비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상대 후보를 깎아 내리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단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수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TV토론회에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한 사실은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4차 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공 일자리 공약과 관련,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9급 공무원의 초봉을 줘도 그것만 해도 21조원이 훨씬 넘어요.”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문 후보는 공공 부문 일자리를 81만 개 늘리겠다는 공약의 일환으로, 17만 4000명의 공무원을 증원하는데 17조 원가량이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유 후보는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는데 21조 이상이 든다며 자신의 계산과 4조 원이나 차이가 나는 문 후보 공약의 허구성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유 후보는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2005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 등을 맡으며 본격적인 정치 경력을 쌓아 왔다. 그런 유 후보가 `공무원 17만 4000명 증원에 따른 17조 투입'이란 문 후보의 공공 일자리 공약의 핵심을 놓치고 곡해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유 후보 자신뿐 아니라 정책 참모진이 즐비한 상황에서, 문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기 위해선 사전에 그 허와 실을 꼼꼼하게 따져 보았을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의 `17만 4000명 공무원 증원 관련, 국가비용 17조 투입'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팩트다. 유 후보의 계산 방식은 17만4000명 X 2500만 원 X 5년 = 21조 7500억 원이다. 2500만 원은 9급 공무원 초봉과 각종 수당을 합친 금액이며, 임기 5년 간 소요되는 액수가 21조 원대라는 것이 유 후보 측의 주장이다. 이와 달리 문 후보의 공약은 17만 4000명 공무원을 5년간 순차적으로 증원하겠다는 계획이다.

17만 4000명을 한꺼번에 일시에 증원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3만 4800여 명씩 뽑아서 5년 뒤의 누적 인원이 17만 4000명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3만4800명 X 3400만원 X 누적된 연수=17조7480억 원이 된다. 숫자는 거짓이 없다. 오직 인간의 계산이 틀렸거나 의도적으로 상황을 왜곡해 계산한 경우에만 허구의 숫자가 튀어나온다.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지위부지)” 즉,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군자(君子), 유불리(有不利)를 떠나 가감 없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팩트' 만을 말하는 진솔하고 올곧은 대선 후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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