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정책평가 불가능 … 첫 스탠딩 토론 기대 못미쳐
각 정당 아전인수격 해석 … 캐스팅보트 기선제압 전략
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스탠딩 토론'이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충북지역 유권자들의 답답함만 가중시켰다.
이번 대선에 처음 도입된 `스탠딩 토론'이 지난 19일에 이어 23일 진행됐다. 기존 방식에서 탈피한 토론회는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는 주제인 외교·안보를 이탈해 정쟁과 말싸움만 거듭하는 등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제를 벗어난 상호 후보 간 공방이 줄을 이으면서 외교·안보 분야 자질을 확인할 수 있는 정책토론은 아예 실종되다시피 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토론회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유권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시작과 동시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나란히 이른바 `돼지흥분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날 토론회의 정쟁을 예고했다.
홍 후보가 사과는 했지만 안 후보는 홍 후보를 쳐다보지도 않고 질의했고, 심 후보는 아예 홍 후보에겐 질문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토론 말미에 “자격 없는 후보”라고 홍 후보 공세에 가세했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와 함께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과 말 바꾸기를 문제 삼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문 후보는 이들의 공세에 공격적인 태도로 대응했다.
지역유권자들의 실망감에도 불구 각 정당은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내놓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선두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은 공평한 룰 속에서 선전했다는 분위기이며 `추격조'인 나머지 4당은 지지율 상승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각 당이 저마다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는 것은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캐스팅보트 지역인 중원에서 기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대세론'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면서 전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도당 관계자는 “문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공격을 잘 받아넘겼고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소신을 잘 밝힌 토론회였다”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방심하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홍 후보가 진솔하게 대응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당 관계자는 “후보와 관련된 의혹은 40년 전의 일이고 직접 관여한 일이 아니라고 사과한 만큼 더 이상 언급이 안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토론회에서 진솔하게 얘기하고 경험이 많은 장점을 살려 다른 후보와 차별성을 보인다면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총평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문 후보의 토론회 태도를 비판했다.
도당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를 개최해 의혹을 규명하자는 안철수 후보의 요구에 답변을 거부한 문 후보의 모습에 오만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에게 배포된 네거티브 문건에 대해서도 문 후보는 명쾌한 답을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충북도당은 정책토론이 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도당 관계자는 “토론이 끝나고 심 후보가 잘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임에도 다른 후보들이 색깔론이나 지나치게 자격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네거티브 토론으로 임해 아쉽다”고 토론회를 평가했다.
/대선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