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규모에 놀라고 시장 썰렁함에 위기감
쇼핑몰 규모에 놀라고 시장 썰렁함에 위기감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3.26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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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충북경제네트워크 경기 하남 스타필드·신장전통시장 방문

건물 연면적 축구장 70배 식품관·백화점·아쿠아필드

쇼핑·레저·힐링 한곳서 해결

이마트 트레이더스 `압도적' 1.5㎣ 떨어진 신장전통시장 50년 역사 불구 손님 없어

상인들 “입점 막아라” 조언
▲ 지난 24일 충북지역경제살리기네트워크 관계자들이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신세계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방문했다. 이어 방문한 신장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입점이후 피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충북경제살리기네트워크 관계자 8명이 승합차에 몸을 실은 것은 지난 24일 오후 1시쯤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에 대형복합쇼핑몰이 입점하게 되면 과연 어떤 피해가 있을지 경기도 하남에 있는 스타필드를 직접 보기 위해서다.

기자가 동행한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린지 1시간 30분도 되지 않아 하남스타필드에 도착했다.

겉에서 보기에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면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각종 전문관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의 출입문이 여러 곳에 나뉘어 있기 때문에 주차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건물 연면적이 축구장 70배인 40만m²이며 지하에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1~4층에 각종 전문점과 식품관, 신세계백화점, 아쿠아필드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압도적이었다.

동행자들의 평가는 이랬다. 과일이나 채소는 시장이나 도매시장보다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 그러나 공산품은 훨씬 싸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면 과일까지 다 사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1층부터 4층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살펴보니 아쿠아필드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가족단위로 입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영화관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각종 옷가게며 전문점 가운데 청주에는 없는 것들이 많았다.

“아침에 들어와서 저녁까지 충분히 있다가 갈 정도네요.” 복합쇼핑몰의 위력(?)을 실감한 한 관계자는 다리에 힘이 빠진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남스타필드 홈페이지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쇼핑하고, 맛있는 음식과 레저를 즐기고, 편히 쉴 수도 있는 곳, 스타필드 하남으로 원데이 트립을 제안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반면 이곳에서 1.5㎣ 떨어진 신장전통시장은 50년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답지 않게 썰렁했다. 금요일 오후 4시 30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오가는 손님이 없으니 `충주야채' 가게에 3명의 상인들이 모여 앉아 있을 정도로 한가하다.

충주야채가게 주인은 “스타필드 들어오고 나서 절단이 났어”라면서 “청주도 아직 안 들어왔다면 절대로 막아야 해”라고 말했다.

그 옆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도 “스타필드 뿐만 아니라 주변에 홈플러스도 있어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곳은 올해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선정됐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스타필드가 들어서기 전에 전통시장과 상생협약을 했다”면서 “그래서 그 이후로는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런데 인구 25만명 밖에 안 되는 하남시에는 코스트코도 들어선다고 한다. 코스트코는 대화 자체도 안된다고 한다. 미국계 기업이기 때문이다.

상인회 사무실에 `코스트코 입점 반대 확산'이라는 제목을 단 지역신문이 잔뜩 쌓여 있다. 그만큼 전통시장 상인들의 어깨도 무거워 보였다.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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