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조치 등 복잡다단한 국가적 대소사들이 겹치면서 국민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러나 새벽녘 어둠이 깊다는 것은 곧 태양이 떠오르고 아침이 밝아 올 징조다. 꽃샘추위가 머지않아 따듯한 봄이 흐드러짐으로써 꽃피고 새 울 것을 알리는 전령이란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 걱정할 일만도 아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 국민이 하나가 되는 일이다. 좌우 논쟁 등 구시대의 헛된 프레임들을 벗어 던지고 서로간의 대립과 반목에 마침표를 찍는 일이다. 그래야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새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올 한 해의 가장 중차대한 국가대사인 것은,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로 경제, 사회, 문화의 근간이 되는 정치의 핵(核)이 대통령인 까닭이다.
우후죽순처럼 튀어나온 대권 후보들이 온갖 달콤한 정책들을 토해내며 표심을 유혹하고 있어, 그들이 내거는 공약만으로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대권 후보들이 자신이 약속한 공약들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인기몰이를 목적으로 파렴치하게 빈말을 내뱉고 있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 그리고 단순하게 그들이 하는 그럴싸한 말이 아니라, 그동안 지행합일의 올바른 삶을 살아온 정의로운 인간인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
정치(政治)라고 할 때의 政(정)은 바를 정(正)과 채찍질할 복(?)의 합자다. 이 세상이 바른쪽으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한다는 의미다. 治(치)는 물 수(水)와 별 태(台)의 합자로 물이 별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며 여울여울 잘 흘러가도록 다스린다는 의미다. 인간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은 재화(財貨)를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정치란 이 세상의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함으로써 그 누구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한편, 모든 국민이 배부르게 먹고 등 따시게 잘 입도록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한민국호의 선장인 대통령이 지공무사한 정치를 펼치면 시간의 문제일 뿐, 경제는 저절로 투명해지고 활기찰 수밖에 없다. 경제가 활기를 띠면 `헬 조선'을 외치며 대한민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사라짐으로써 사회는 즉시 안정될 것이다. 사회가 안정되면, 비옥한 들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듯 우리 사회 전역에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문화가 활짝 피어나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지공무사하고, 활기차고, 안정되고, 아름다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일궈낼 수 있는 대권 후보는 누구인가?
이번 대선에선 0점 조정이 잘 돼 있는 저울처럼 지연, 학연, 혈연을 벗어던지고 선악 시비를 정확하게 가릴 줄 아는 인물, 소속 정당의 득실시비를 떠나 오직 대한민국을 위해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돼야 한다. 대통령직을 자신의 입신출세 및 영달의 방편으로 전락시키거나, 구시대적 색깔논쟁 등으로 국론 분열을 획책하며 파당을 짓는 대권후보라면 차제에 심판해야 한다. 투철한 봉사심과 정의로움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칠 준비가 돼 있는 올곧은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