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쳐버린다" 대구서 의경에게 폭언·가혹행위 한 경찰간부
"목 쳐버린다" 대구서 의경에게 폭언·가혹행위 한 경찰간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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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수리 앞두고 "찌르는 놈은 죽인다" 협박 군인권센터, 가해 간부 징계 의뢰 및 고발 예정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가 의무경찰에게 모욕, 폭언 등 인권 침해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15일 서울 마포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구청 기동중대 소속 지휘요원이 의경에게 모욕, 폭행, 직권남용, 직무유기, 사적 지시, 진료권 침해, 협박, 신고 방해 등 인권 침해를 했다"고 밝혔다.

중대장 김모 경감은 한쪽 이마에 있는 큰 점으로 평소 콤플렉스가 있었던 대원 A의 반대편 이마에도 검정색 보드마카로 똑같이 점 모양을 칠하고, 사진을 찍으며 놀렸다. 또 평소 대원들이 병원 외출을 가려고 할 때 눈치를 주거나, 환자 위주로 불침번과 당직을 서게했다.

1부소대장 류모 경사는 점호시간 중 술에 취한 목소리로 훈련복장으로 집합하라고 지시했고, 대원들이 환복을 위해 연경장에서 내무실로 달려가던 도중 다시 "뻥이야(거짓말)"라고 했다. 점호집합 후 연경장에서는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라며 주정부리듯 점호하기도 했다.

류 경사는 수시로 당직 근무 시간 중에 부대원 회식 등을 명목으로 음주를 했고, 상당수의 가혹행위가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 경감과 류 경사는 지난해 복무점검을 이틀 앞두고 대원들을 내무실에 모았으며, 특히 류 경사는 "누구든 찌르는(말하는) 놈은 끝까지 따라가서 죽인다. 목을 쳐 버릴거다"라고 협박했다. 이에 겁을 먹은 대원들이 소원수리에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제출해 복무점검이 소득없이 종료됐다.

올해 1월 대원 중 한 명이 경찰청에 신고해 대구청 의경 복무점검팀에서 점검에 나섰으나 복무점검팀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해사실을 진술한 대원 명단을 중대장에게 발송하는 등 허술함을 보였다.

중대장은 추가 조사 전 제보자 중 2인을 따로 불러 개인면담을 했고, 피해자 1명에게는 따로 연락해 사과하며 피해 사실을 무마시키는 진술을 요청했다.

이후 사건을 접수한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대원들과의 직접 대면조사 및 김 경감 등 가해자 질의 조사를 실시했다. 김 경감 등은 조사과정에서 일부 과실은 인정했으나 대부분 가혹행위는 허위사실, 사실무근이며 음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경찰청에 김 경감과 류 경사에 대한 징계 및 보직이동을 의뢰하는 한편 죄질이 심각한 류 경감에게는 법률 검토를 통해 형사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다수의 의경들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으며 구제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벌백계로 엄중히 책임자를 처벌하는 한편 내부 신고망 역시 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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