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의당 옷입고 '문재인 때리기' 올인
손학규, 국민의당 옷입고 '문재인 때리기' 올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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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내 주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최고위원회의에도 연달아 참석하며 국민의당 동화(同化)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 의장은 13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민주당 대표할 때 최고위가 생각난다. 박지원 대표 등 당시 최고위원 9명 중 6명이 국민의당에 와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 전통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과 국민의당의 인연을 강조했다. 앞서 손 의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실무협의가 끝나면 바로 국민의당 입당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과 통합 선언 이후 전주와 남원, 여수, 순천, 목포, 광주, 나주, 광주 등을 잇달아 방문해 지역 민심을 향한 구애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인 텃밭인 호남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부각하자는 취지다.

그는 13일 국민의당 최고위에서 2015년 기준 최하위권인 전북 주택 가격과 보합에 그친 지역 내 총생산을 지적하면서 "전북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돈 때문에 새만금이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역 숙원사업인 새만금 개발도 약속했다.

손 의장은 연이은 호남 행보와 당내 행사 참여를 통한 대선 행보를 벌이면서도 당내 경쟁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공세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아직은 국민의당 지지층이 안 전 대표에게 기울어 있는 점을 감안한 듯 하다.

다만 손 의장은 자신의 합류로 안 전 대표에 전적으로 의지하던 국민의당 외연이 확장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자신의 몸값을 한 껏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그는 10일 "지난 3일 간 호남지역을 방문하고 어젯밤에 올라왔는데 손학규와 함께 하니 이제 우리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 의장은 1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호남 반응이) 아주 좋아졌다. 지지자들이 '이제 해볼 만하다. 국민의당은 살았다'고 했다"며 "국민의당에서는 그동안 좌절해왔다. '과연 안 대표로 되겠느냐'는 불안이 있었는데, 제가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업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전 대표가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제3당을 만든 것에는 높이 평가하지만 새로운 정치가 새로운 사람, 새로운 구호로만 가능하냐"라고 반문한 뒤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은근히 안 전 대표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손 의장은 상대적으로 내부에 있는 안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 공세는 자제하는 편이지만, 외부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때리기에는 열심이다. 외부와의 경쟁심리를 부추겨 당내 지지층을 결집해보자는 판단이다.

손 의장은 지난 12일 국민의당 전북도당 위원장 및 상인회 핵심간부 만찬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대세론을 믿느냐. 우리 주변에서 하나도 '그 사람 좋다는 사람이 없는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않냐"며 "그 사람이 되면 제2의 박근혜가 나온다. 기득권에 절어있고 특권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촛불 민심은 '이게 나라냐'는 외침에 함축돼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를 바꾸라는 요구인데 이를 안 받아들이는 쪽이 친문(親文) 패권 세력"이라면서 "지금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으로 굳히려고 하지만, 내가 정치를 오래 해봤지 않느냐, 문 전 대표로는 안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다분히 '문 전 대표를 꺾을 사람은 본인이라는 점'을 각인시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이 들어 있다. 손 의장의 대선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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