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三災)를 벗어나는 길
삼재(三災)를 벗어나는 길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7.02.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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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한 해의 운세를 본다. 한 해의 운세를 보는 과정에서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가 자신에게 삼재(三災)가 들었는지의 여부다. 삼재는 세 가지 재난이란 뜻으로 불, 물, 바람으로 인한 재난을 의미하거나 무기, 전염병, 굶주림으로 인한 재난을 일컫는 말이다. 삼재는 과연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적용될 것인가? 삼재를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삼재 부적을 써서 품에 지니고 다니거나, 출입문 위쪽에 붙여 둔다고 해서 삼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호랑이띠, 말띠, 개띠 즉, 인오술(寅午戌) 년생에게는 신유술(申酉戌)년인 원숭이해, 닭의 해, 개의 해 3년 동안이 삼재가 드는 해다. 따라서 호랑이띠, 말띠, 개띠들에겐 작년 올 내년이 삼재가 든 해다. 뱀띠, 닭띠, 소띠 즉 사유축(巳酉丑) 년생에게 삼재가 드는 때는 해자축(亥子丑)년인 2019년 2020년 2021년이다. 원숭이띠, 쥐띠, 용띠 즉 신자진(申子辰) 년생에게 삼재가 드는 때는 인묘진(寅卯辰)년인 2022년 2023년 2024년이다. 돼지띠, 토끼띠, 양띠 즉 해묘미(亥卯未) 년생에게 삼재가 드는 때는 사오미(巳午未)년인 2025년 2026년 2027년이다.

삼재가 드는 첫해를 들 삼재, 둘째 해를 묵 삼재 또는 눌 삼재, 셋째 해를 날 삼재라고 하며, 특히 삼재가 드는 첫 번째 해인 들 삼재를 매우 두려워하며 부적을 쓰는 등 삼재 풀이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풍습이 널리 퍼져 있다. 요즘 들어서 말 만들기 좋아하는 무속인 및 역술인들 탓에 날 삼재가 더 무섭다는 말이 떠돌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전 국민의 1/4 즉, 25%가 한 그룹이 돼서, 9년 주기로 돌아가면서 3년씩 겪는다는 삼재에 대해 크게 걱정하거나 막연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삼재는 목화금수(木火金水)로 대별되는 음양의 변화 원리에 의거해 성립된다. 인오술(寅午戌)은 화(火)의 기운을 형성하는데, 신유술(申酉戌)년에는 화기운이 병사묘(病死墓) 즉, 병들고 죽고 무덤에 묻히는 까닭에 삼재의 시기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사유축(巳酉丑)은 금(金)의 기운을 형성하는데, 해자축(亥子丑)년에는 금기운이 병사묘(病死墓)를 만나고, 신자진(申子辰)은 수(水)의 기운을 형성하는, 인묘진(寅卯辰)년에는 수기운이 병사묘(病死墓)를 만나며, 해묘미(亥卯未)는 목(木)의 기운을 형성하는데, 사오미(巳午未)년에는 목기운이 병사묘(病死墓)를 만나는 까닭에 삼재가 성립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생주이멸(生住異滅) 성주괴공(成住壞空) 즉, 태어나고 생성되고, 머물고 존속되고, 변하고 무너지고, 멸하고 사라진다. 태양이 가장 밝으면 어두워지기 시작하며,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등 끊임없이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 우주 변화의 원리인 까닭에, 오르락내리락 흥망성쇠를 겪는 것은 우주의 일원인 인간이 겪어야 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굳이 사족을 단다면, “잠룡물용(潛龍勿用) 즉, 물에 잠겨 승천을 준비하는 용은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음을 잘 알기에 덕을 쌓으며 차분히 때를 기다린다”는 주역의 한마디가 삼재를 잘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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