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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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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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꿈이 아닌 희망을 만들고 싶다
이 인 선 <논설위원>

아쉬움과 후회를 뒤로하고 희망을 꿈꿔본다. 지난 한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부동산폭등으로 분양원가논쟁, 반쪽아파트 공약이 난무하고 비정규노동악법이 통과됨으로써 노동자의 삶이 밀려날대로 밀려난 생활의 절박함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지방선거를 통해 형성된 정치구도와 한·미FTA로 인한 정치경제적인 흐름들이 핵심이라고 본다. 이 흐름은 2007년 실질적 민주주의로 전환되어야 한다.

달(Robert Dahl)은 실질적 민주주의를 경제민주주의라고 하고 노동자가 경제의 결정체계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그래서 사회의 주류계급을 형성한 집단들과의 인맥을 가지고 있고, 노동하지 않아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정에서 양육된 신사들의 유희로써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계속되는 한, 실질적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대통령의 설화가 연말에도 이어졌다. 격한 발언과 분기탱천한 자세를 소재로 연말모임에서 좋은 안주가 되었다. "대학교육을 받지못해서 그렇다. 지식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대학교를 나왔으면 대학동문으로 형성된 인맥도 있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룰을 배우는데 그런게 없는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서민들에게서 들을 때면 탄식이 나온다. 민중이 주인되는 사회,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대표민주주의에 만족해야 하는 걸까. 직접 민주주의는 금과옥조인가. 결론적으로 민중이 주체가 되는 정치가 되어야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것은 경험이고 역사이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아파트이니 믿고 입주했던 서민들이 건설임대업자부도로 보증금을 잃게 되어 의원들에게 도와달라했지만, 정중하게 외면했다. "문외한이라서"가 그 이유였다. 그 의원은 도시개발학을 전공했다. 도청과 건교부를 오가면서 도움을 요청할 때도, 거리에서 절규할 때도,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고는 변호사수임이 필요할 때에야 나타나는 파워엘리트에게 대중은 표를 던질 것인가. 아마도….

대중의 외면을 받는 정치인은 그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중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삶의 고통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데 있다. 결국에는 말이다. 사회양극화 해소가 여야의 공통된 과제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집값을 잡겠다면서 임대아파트 100만호 건설이라는 김대중 정권부터 계속 실패해온 물량정책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내수진작을 해야 서민경제가 회복된다면서도 수출해서 먹고사는 대한민국 세계11위 경제대국이어서 한·미FTA는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고 소리높이고 있다. 한·미FTA홍보를 위해 쏟아붓는 돈이면 민주노동당 현애자의원이 통과시킨 '전염병예방법'으로 6세이하 아동에게 무료예방접종실시할 수 있다. 이 사업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삭감시킨 복지예산에 계상되어 있었다. 국정홍보처가 11개 조간신문에 약 40억원의 광고비를 투여했고, 한·미FTA체결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책정한 돈이 100억원가량된다. 작은 정부를 이야기하면서 한·미FTA와 같은 국가대경영전략을 정부가 기획하고 예산을 투여할 사업인가.

모든 정의(定義)는 이념적 지향을 내포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정의가 그렇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 또한 그러하다. 직접민주주의와 실질적 민주주의를 간접민주주의와 형식적 민주주의에 우위에 둔다면, 구체적인 발현은 어떤 것이고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가 시대적인 과제라고 보여진다.

올 한해는 인간이 인간답게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진일보하는 실질적 민주주의에 다가서는 황금돼지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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