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7
트렌드 코리아 2017
  • 민은숙<괴산 동인초 사서교사>
  • 승인 2017.01.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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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민은숙

언젠가부터 뉴스를 보면 키친 캐비닛, 사물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말이 자꾸 나온다.

모르는 용어가 많이 나오는 뉴스를 듣다 보면 내가 듣는 게 한국어인가 가끔 의심될 때도 있다.

어찌어찌 뜻은 대충 알 거 같지만 막상 설명하라고 하면 모르겠다. 외국어처럼 대충 이 뜻이겠지 하고 짐작하는 말들이 늘어 간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뉴스를 볼 때면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게 된다. 슬프게도 이제는 바로 검색하지 않으면 찾아봐야 한다는 것도 까먹게 된다.

최근에는 `비선 실세'가 그랬다. 뭔 말인지 알 거는 같은데 정확히 몰랐던 말이었다. `비선 실세'를 검색했을 때 제일 먼저 `비선 실세'의 뜻이 바로 연관 검색어로 뜨는 것을 보고 “아, 나만 그런 게 아니다”싶은 묘한 위로를 얻기도 한다.

역시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으리라. 어딘가에는.

한 해를 정리하고 시작하면서 `2016년의 책'등은 꼭 살펴보게 된다. 아직은 왠지 뒤처지고 싶지 않은 느낌이랄까. 정리해야 하는 느낌이랄까. 단어를 찾아보는 것처럼 한 번은 꼭 살펴보고 안 읽은 책은 찾아 읽고 정리하게 되는 거 같다.

한 해의 책을 보면서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최근의 흐름이 어떤지 나 나름대로 파악해 두려고 노력하게 된다.

직업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해의 베스트셀러랑 각종 상의 수상작품 등은 항상 파악하려 하게 된다. 각 인터넷서점에서 발표한 한 해의 책을 살펴보며 잠수네, 설민석 선생님 책은 작년 한 해 동안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었지 하면서 추억하게 된다. 아직 안 읽은 책은 머릿속에 `읽어야 할 책'라벨을 붙여 기억해두게 된다. 한 해를 끝내고 시작하는 나만의 정리법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연말, 연초에 한 번쯤 밀린 공부를 하는 느낌으로 읽는 책이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7'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김난도 교수가 소속된 센터가 내는 책이다.

현재 2017년 판이 지난 11월에 이미 나왔다. 또 3개월 늦게 읽지만 뭐 어떠랴. 원래 세상 흐름에 잘 못 따라가니 지금 읽어도 되겠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위한 세상 공부를 하게 되는 셈이다. `ㅇㅇ is 뭔들', `ㅇㅇ페이'라니. 이게 뭔가 했다. 우물 안 개구리인 나에게 필요한 보충학습 같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모르는 것을 공부하면서 그나마 나는 시대에 완전히 뒤처지진 않았다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제작에 참여한 여러 사람의 이름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 각자 자신만의 트렌드가 있겠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알아야 할 것을 잘 담아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 사실 이 책보다 더 좋은 대체제를 찾지 못해서 이 책만이라도 꾸준히 읽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작년 것과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그냥 소소하게 개정판이 나온다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그 세상 흐름을 가장 명확히 잘 정리해 주는 게 이 책이라 연감 보는 느낌으로 읽는 거 같다.

그나마 나오면 챙겨서 읽게 되는 책이 `세계미래보고서'(박영숙 저)이다. 그런데 이 책은 너무 먼 미래를 예측해서인지, 과학적으로는 재밌겠다 싶지만 좀 더 먼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그냥 공상과학 논픽션을 읽는 느낌이랄까. 이것도 2017년 1월 중순에 `세계미래보고서 2055'라는 책이 발간 예정이라는 안내가 뜬다. 아마 `트렌드 코리아'를 어느 정도 이해하면 이 책이 나올 테니 다음에는 이걸 읽어야 하나 싶다.

아직은 그래도 세대에 뒤처지기 싫은 오기 같은 게 있나 보다. 남들 다 하는 페이스북도 최근에서야 하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이니 해시태그니, 쫓아가느라 버벅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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