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12.2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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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신 경 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 한해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무섭게 달려오기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린 늘 달려가기 바쁩니다. 눈을 털어내듯 지난 시간을 후회없이 살기란 힘듭니다. 미련이 덜 남도록 해야 하는 것이 주인의식이겠지요. 사라지는 것에 서러워할 것이 아니라 다가올 내일을 새롭게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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