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탐욕
희망과 탐욕
  • 송홍영 청주 상당 노인복지관장(신부)
  • 승인 2016.11.03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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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송홍영 청주 상당 노인복지관장(신부)

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마태오 7,15-16)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양은 자신이 양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다른 탈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나운 이리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 무리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양들이 놀라 도망가지 않도록 자신의 본 모습을 숨겨야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참으로 뼈있는 가르침입니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가리워진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다른 모습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리는 양의 탈을 쓸 수 없지만 이리 같은 사나운 마음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양의 탈을 쓰려 합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안으로는 이기심과 탐욕이 가득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척 살아가려 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요즘 사회가 비선실세와 국정농단 사건으로 참으로 떠들썩합니다. 사건에 대한 진실이 하나씩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국민들은 침통해하며, 지금까지 우리가 누구를, 무엇을, 믿고 살아왔는지에 대해 망연자실해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마태오 7,18)

우리가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좋은 나무가 되고자 하는 것은 ‘희망’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 노력도 없이 계속 나쁜 나무로 남아 있으면서 좋은 열매를 맺고자 한다면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탐욕’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자신을 좋은 나무로 가꾸어 좋은 열매를 맺고자 희망하는 사람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알지만, 탐욕에 빠진 사람은 결코 자신을 희생할 줄 모릅니다.

몇몇 개인과 집단의 ‘탐욕’이 온 국민의 ‘희망’을 무너뜨린 작금의 현실이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가 탐욕을 경계함으로써 다시금 새로운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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