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은 정치다
설득력은 정치다
  • 양철기<청주 서원초 교감(박사·교육심리>
  • 승인 2016.10.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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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 양철기

인품이 아주 뛰어나고 카리스마 넘치며 능력이 탁월하며 경험이 많은 지도자. 이런 지도자는 어떤 조직에 갖다 놓아도 직원들을 잘 설득하고 동기부여를 하여 지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인품도 보통이고 카리스마도 없고 능력과 경험도 그저 그런 사람은 어떠할까?

나이가 들고 연수(年收)가 차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려는 나이 50대, 인품도 카리스마도 능력과 경험도 보통 정도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주변의 많은 동료가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한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참 어렵다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설득하며 동기부여 하여 조직의 지도자로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지도자의 반열에 들어선 사람들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 연수, 리더십 관련 강의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런데 연수를 들으며 새로운 의욕도 생기지만 한편으로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리더십 강사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자신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인품과 능력을 지닌 사람이기에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필자 또한 같은 고민을 하면서 힘들어했다. 그러던 중에 S.A Gulbert 박사의 `설득력은 곧 관계를 다스리는 힘, 설득력은 정치'라는 글을 보면서 번쩍 눈이 뛰었다.

설득력은 본질적으로 관계를 다스리는 힘에서 나온다. 대립적인 견해 또는 경쟁적인 이해관계들을 조정하고 모두를 바르게 이끄는 리더십이야말로 진정한 설득력이요 관계의 정치이다. 조직의 지도자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하면 조작, 거짓말, 책략 등의 이미지로 대변되지만 인간관계 기술의 최고봉은 결국 `정치'로 귀결된다.

“누구나 솔직함을 좋아하지만, 아무도 솔직하지 않다.”라고 길버트 박사는 말했다. 누구나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고 상대 역시 나를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야 어느 정도의 자기포장과 자기방어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으로 조직을 이끌 자리에 오른 사람은 솔직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클리셰(cliche·판에 박힌 대화)를 깨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솔직하게 소통하며 직원들을 동기화시켜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은 점점 멀어지고 자신은 조직 내의 외딴 섬이 되는 경험을 많이 한다. 자신은 솔직하게, 정직하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조직원들은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가 길어지고 반복될 때 그 지도자는 좌절과 분노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모키타(mokita)'는 뉴기니 원주민 언어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진실'을 뜻한다. 대표적인 `모키타'로는 지역차별과 같은 개인적인 선입견, 사리사욕과 이해관계 등이 있다. 사람들은 대화하면서 암묵적으로 동의한 `모키타'를 피한다. 조직에서 많은 모키타를 피하려 하다 보면 `클리셰'가 난무하는 대화가 성립돼 알맹이 없는 대화가 된다. 많은 모키타 중에서도 최고의 모키타는 `우리가 솔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우리는 솔직하고 마음을 터놓는 척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나를 지지하게 만들고 자 부단히 발길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인 것이 조직이기에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는 각 조직원의 `모키타'를 파악하고 적절 대응할 수 있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력이라는 것은 인품, 카리스마, 능력, 경험보다는 짧은 노력과 시간으로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보통사람인 필자 또한 설득력을 갖춘 좋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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