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더 바랄까요
뭘 더 바랄까요
  • 안승현<청주시문화재단공예세계화팀장>
  • 승인 2016.10.1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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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
▲ 안승현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따스한 물에 감사한 마음까지 듭니다.

시대는 점점 경쟁의 시대로 치닫고 있죠, 자본의 축적을 위한 개발과 생산의 결과로 점점 사막화되어가고 공기는 오염되고, 사람의 정서와 삶까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전 이번 공예페어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세상을 봤습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엄마 아빠가 몸을 부딪쳐 가며 손을 모아 무엇인가를 만지는 모습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연인들끼리도 페북이니 하는 SNS에 올리고자 사진 찍느니보다 무엇인가를 만들고 쌓는 놀이에 빠져든 것이죠, 그리고 가족과 함께 따뜻한 마실 거리를 가지고 만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죠,

작금의 메마르고 거친 환경일수록 사랑과 정성이 담긴 손길이 더 필요할 때입니다. 이번 페어에서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창조적 미국'을 내세우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르는 교육전략을 추진하는 미국, 창조성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국은 어떻게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 청주가 이런 큰일을 해내느냐 감탄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공예는 럭셔리를 넘어선 고품격의 가치, 사람이 만들어내고 사람을 가장 가치있게 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5일간의 시간에서 뒤로 갈수록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인근보다는 멀리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고 다시 찾을 때는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찾는 사람들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합니다. 페어에 참여해 주신 작가들이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 한가족입니다.

2014년 처음 시작해 이번 행사가 2회를 맞습니다. 처음 계획한 부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예상 밖의 일들이 많고, 역시 예산이라는 실질적인 벽에 부딪히고, 이런저런 아쉬움도 많았지만, 한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감에 공예페어의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이번 공예페어의 성과는 모두가 작가님들께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한 가족처럼 임해주심에 있다 봅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찾아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생각합니다.

멀리서 행복한 청주를 만들어주신, 귀한 집을 만들어주신 작가님, 초대에 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페어가 자리 잡아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뭘 더 바랄까요. 정말 감사드리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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