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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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10.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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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윤 동 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 화려함을 자랑하던 꽃도, 무섭게 뻗어가던 초록도 가을 앞에선 순해집니다. 가을 들판에 벼가 익어가듯 자연의 섭리는 사람도 수굿하게 만듭니다. 돌아갈 자리로 가게 하는 계절의 힘은 세상을 곱게 물들입니다. 파란 하늘이 사랑스럽고 맑은 강물이 더 투명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유년의 시간으로 데려가는 가을은 참으로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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