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고 공유한다고 하는 것
소통하고 공유한다고 하는 것
  • 안승현<청주시문화재단공예세계화 팀장>
  • 승인 2016.10.04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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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
▲ 안승현

오늘부터 9일까지 치러지는 청주공예페어 행사를 앞두고 참여공방마다 부스 설치에 분주한 나날을 연출한다.

평생 공예작가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음에 늘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작업에 몰두하고 페어를 통해 그 작품을 매개체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하고 공유하고자 함이다.

하루의 시작에 아트주얼리로 자기만의 몸치장을 한다. 사무실엔 예쁘게 디자인된 필통과 명함통, 메모꽃이, 꽃이 꽂힌 화병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저녁 식탁위엔 귀얄문 분청사기, 순백자에 담긴 음식과 러너로 멋을 부리고 부부가 마주앉아 한잔의 녹차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그리곤 천연염색으로 물들이고 자수가 놓인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공예는 인간 가장 가까이에 있으며 가장 인간을 인간답게 대접하고 행복하게 하는 산물이다. 자연에서 그 재료를 얻어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 가까이 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다.

쪽으로 염색한 천, 옻칠제품, 나무원목, 닥나무로 만들어진 종이, 도자기 등 많은 공예품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며 공예는 단 한 사람의 손재주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자연의 시간을 기다리고, 많은 사람과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진정한 명품을 만드는, 결과보단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의 산물인 석유로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에서 인간은 병들어가고 한 개의 종이컵이 지구의 밀림을 파괴하고 바다를 오염시켜 결국은 많은 환경의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순히 싸고 편리하단 이유로 자신도 저급하게 길들여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설령 인지한다 하더라도 나만 편하면 된다는 사고가 강하게 지배하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도 자신도 대접받지 못하는 것인데 말이다.

많은 장인 협업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공예품은 대대로 물려주고 그 가치를 더하는 값진 유산이다. 소나무로 만들어진 반닫이나 테이블은 시간의 멋을 한껏 더 멋스럽게 하고 추억의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사용하면서 버릴 수 없는 그래서 더 값진 공예품이다.

오래되어 버려지고 폐기물이 되는 작금의 다른 제품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대량화하지 못하는 공예품은 같은 것이라 보이는 것이지만 나무의 결이나 손의 질감이 모두 다르기에 그 어떤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는 공예품은 각각의 멋스러움과 다양성의 발현에서 어쩌면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깝게 닮았다.

다양한 것에서의 조화가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임에서 소통이 된다. 작가는 단순 자신이 좋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이 한 것을 가지고 엄청난 돈을 번다는 생각보단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부터 9일까지 치러지는 청주공예페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과 응원이 이 시대 공예인들에게 힘이 될 것입니다.

간곡히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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