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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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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민생투어는 서민 최루투어
이 인 선 <논설위원·민노당사무처장>

내년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앞으로 1년 남았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고공을 맴돌고 있다. 이에 요즘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내년 대선을 '따논 당상'인양 치기가 넘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풀빵장사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연탄배달을 하는 모습이 앞다퉈 보도되었다. 민생투어라는 이름하에 표심잡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나라당이 선거시기에 민생탐방이라는 이름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정치쇼를 구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이 있기 1년전에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역시 '리스닝투어'의 일환으로 저소득서민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고 자립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인 '나눔의 집'(서울 봉천동)을 방문하여 도시빈민의 자립방안에 대한 당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약속하였고, 당시 언론은 '한나라당 휴가반납하고 민생투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유독 민생투어를 많이 하는 당이 한나라당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민주노동당보다도 더 많은 민생투어와 서민경제살리기 지역탐방을 전개하는것이 한나라당이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풀빵을 뒤집고, 앞치마를 두르고 비린내나는 생선을 권하는 하얀 손길로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형유통매장입점규제법안' 통과를 막고, 척수장애인에게 연탄배달하는 뒷짐뒤에서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복지재정' 삭감행위를 하는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2007년 정부예산안중 보건복지부소관 예산 1조 7500억원의 삭감과 여성가족부소관 국공립보육시설확충 등과 관련된 180억원의 예산을 삭감하였다. 이후 장애인단체의 항의에 의해 장애인관련예산에 대해서는 예산삭감철회를 발표했지만, 한나라당이 삭감을 요구한 예산은 '기초생활보장'과 '장애인복지수당' 그리고 '노인 및 아동복지예산'이다.

또 사외이사제 폐지의 사립학교법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내년 예산안은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강짜를 부리고 있다. 현행 사학법은 14조 3항 '이사정수의 4분의 1 이상을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2배수 추천'하도록 되어있고, 21조 2항에서 '친족관계에 있는자가 그 정수의 4분의1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임원선임을 제한하고 23조 1항 '이사장의 다른 학교법인의 이사장 겸직금지'가 규정되어 있다. 이는 친·인척의 족벌경영으로 인한 사학비리를 개선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규정들이었지만 이를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학법개정요구는 각종 민생법안의 통과를 차단시키면서 절대다수의 서민들인 '민의의 대변자'로서 국회의 대표성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11일로 개원된 국회 본회의가 이번 주로 마감될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이영순 의원 대표발의안인 '부도공공임대주택 임차인보호에 관한 특별법'이 건교위 심의를 마치고 본회의통과를 앞두고 있었지만, 법사위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사학법을 볼모로 한 한나라당의 보이코트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 1%집부자들(11월 28일 국세청발표종부세납세대상세대는 전국 주택보유 971만세대의 2.4%수준의 23만 7000세대, 납세대상자의 71.3% 두채 이상의 다주택보유자이고 이들의 보유주택수는 총 주택의 92.3%인 81만5000채)의 이익을 위해서 시대착오적인 색깔공세까지 동원했던 한나라당이 선량한 웃음의 '민생투어'의 가면을 쓰고 서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웃으면서 당하고 있는 서민들의 연말이 더욱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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