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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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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배려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김 병 철 <논설위원>

우리 조상들은 헐벗고 굶주림을 참아내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초석이 되어져 왔다. 그 분들은 가진 것을 아끼며, 서로 나누는 배품을 실천하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왔다.

당시 그분들은 거창한 수식어나 생색내는 낯간지러운 짓은 하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무엇을 눈빛으로 실천해왔던 그러한 분들이다. 그래서 한 마을 사람들끼리 생사고락을 같이 해왔던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전수하여 왔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조상들이 물려준 미풍양속은 찾아보기 힘들고 온갖 아귀다툼 속에서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경쟁의 원리 속에 길들여졌다.

그러다보니 이웃에 사는 사람이 죽는지 사는지 전혀 관심은 없고 오직 나만이 잘되면 되고, 우리 가족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철저한 개인주의에 입각한 '가족제일주의'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살벌한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사회구조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했으며, 이는 더 이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멀어져만 가는 양극화 현상으로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지난 10월 발표한 한국인의 나눔 현황을 보면, 그나마 나눔의 보편화를 엿볼 수 있는 통계를 발표하여 세밑에 처한 우리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주었다. 2005년 한해 동안 20세 이상 성인 중에서 68.8%의 사람들이 기부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액의 연간 평균액은 1인당 7만 3500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수치상으로 볼 때 대단한 변화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무리 각박하다 할지라도 이미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다양한 형태로 기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가 지속적이라기보다는 어쩌면 1회성 자료가 포함되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12월이 되면 곳곳에서 들려오는 성탄 캐럴소리를 들으면서 연말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그 소리보다는 붉은색 자선냄비를 걸어놓고 오가는 사람들의 자선을 기다리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더욱 나를 끌리게 하였다. 한참을 서서 지켜보았는데 대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의 문은 닫혀 있었다.

여느 때보다 부쩍 줄어든 자선의 손길은 소수에 불과했으며, 모두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자선냄비곁을 지날 때는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배려와 나눔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단어이다. 배려와 나눔의 정신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일반적으로 한 인간으로부터 나눔의 실천을 담보해 내는 것은 다름 아닌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베푸는 선행과 나눔을 통하여 내재화되고 성장과정을 거친 후 생활속에서 배어나오는 것이다. 오늘의 그릇된 사회문화의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나눔과 배려를 가르쳤던 기원을 세계인의 필독서인 성경에서 찾아보았다.

루가복음 3장 10절에서 14절에 보면세례를 받으러 나온 군중들에게 세례자 요한은 호통을 쳤다. 그러자 군중들은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하리이까" 라고 묻자 세례자 요한은 자선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먹을 것이 없는 자에게 나누어 주어라" 당시 세금을 걷는 세리들에게도 "부과된 것 외에는 거두지 말라"고 가르쳤다.

당시에는 자선이지만 요샛말로는 나눔과 배려이다.

혹독한 겨울이 오기 전에 나는 나눔과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이를 실천하여 나보다는 당신(you)을 위한 나눔을 통하여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보자. 병술년 12월이 다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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