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운(財運)에 대하여
재운(財運)에 대하여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 승인 2016.08.03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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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은 이들을 일컬어 재운(財運)이 좋다고 한다. 그들에게 세상은 10이란 노력을 해서 10이상의 결실을 얻는 곳이며 일이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운이 좋은 그들은 운명에 관심이 없으며 미신처럼 헛된 이야기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세상엔 10의 노력으로 겨우 1을 수확하는 불운한 사람도 있고 10으로 100의 결과를 보는 운 좋은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운수 좋은 이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수확물을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미비하던 시절에 건물주는 별다른 노력 없이 더 많은 돈을 손쉽게 벌 수 있었다. 흔한 예로 임차인의 가게가 잘 되면 건물주가 일방적으로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신이 가게를 운영하거나 월세를 더 받기 위해 기존 세입자를 내쫓고 신규임차인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지금은 법제화되었지만 임차인 간 주고받는 권리금도 마음만 먹으면 건물주가 가로채거나 받지 못하도록 방해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장사가 잘 될 때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사주 여덟 글자 중에 재(財)에 해당하는 글자가 많으면 일견 부자사주 같지만 실제로는 재복이 없다. 여자 많은 남자가 결국 진정한 애인이 없는 것처럼 재(財)가 많다는 것은 비유하자면 자신이 일궈야 할 농토가 많은 것일 뿐 결과물인 수확량과는 별개의 문제다. 누구나 부자 되기를 원하지만 재물(財物)은 사람을 가려서 따른다. 여자가 좋아할 조건을 갖춘 남자가 여자 복이 있는 것처럼 재(財)가 좋아할 만한 것을 지니고 있어야 재운이 따르는 법이다.

오행 중 나무(木)는 토(土)에 뿌리를 내려 합을 하니 토(土)를 재물로 보는데 이 경우 토(土)는 물(水)을 재물로 삼기 때문에 나무(木)가 물(水)을 지니고 있어야 재복인 토가 달라붙는다. 요컨대 나무(木)에게 수기(水氣)는 재물인 토(土)가 좋아할 조건이 되는 것이고 이런 경우 재복이 따른다고 한다.

풀과 나무가 있어야 땅이 비옥해지고 동식물이 몰려들어 풍요로워지듯 토(土)는 나무(木)를 보아야 비로소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토(土)는 그저 황량한 들판일 뿐이다. 토(土)가 나무를 보고 숲을 이루는 것은 땅에 건물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몰려 상권이 형성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러므로 땅의(土)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땅(土)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木)에게 공(功)이 있다. 나무(木)가 물(水)기운을 빨아들이고 저장하여 땅을 비옥하게 하듯 그들이 열심히 장사를 하여 땅(土)에 대한 무형의 부가가치(水)를 형성한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한 명의 부자를 위해 500명의 가난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개 덩어리가 큰 재물은 공공의 성격을 띠며 다른 누군가의 빚이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돈으로 돈을 버는 이들이 몸으로 돈을 버는 이들의 가치를 저버리는 사회는 꽃과 새들이 사라진 황폐해진 땅처럼 쓸모없는 사회가 될 뿐이다. 재물은 스스로 아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듯 땅의 가치도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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