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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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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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마지막 정열을 다 쏟은 삶
이 인 수 <온누리수련원장 목사>

대문호인 괴퇴는 76세의 고령에 그의 대표적인 파우스트 제2부를 쓰기 시작해 82세에 글을 완성했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그 무엇인가 유익한 말을 남기기 위해 필요한 존재로서 신의 축복을 받고 태어났다.

러시아의 문호인 톨스토이는 학문이 있는 사람이란 책을 읽어서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고, 교양이 있는 사람이란 그 시대에 맞는 지식이나 양식(良識)을 몸소 행하는 사람이며, 유덕(有德)한 사람이란 자기 인생의 의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어느 정년퇴직자인 교장선생님이 정년퇴직 후부터 불우 청소년을 위해 추운 날씨에 난로도 없는 천막교실에서 날마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처럼 그가 인간교육에 마지막 정성을 다 쏟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는 그에게 "일생을 교단에서 그만큼 봉사했으면 됐지 뭘 또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그래도 이렇게나마 인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만해도 행복을 느끼게 돼, 비록 몸은 늙었지만 인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를 다른이들은 짐작조차 못하지"라고 답변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주변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나 자신이 지금껏 남을 위해 얼마만큼이나 필요한 존재가 되었었나', '남을 위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갖가지 인생의 때만 묻히고 살아 온 것 같은 삶이 아니였는가' 반성하면서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이웃을 위해 사회와 인류를 위해 얼마나 공헌했느냐에 따라서 그 인생의 가치가 평가되는 것이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산타클로스(세이트 닉콜라스)란 사람이 생각난다. 그는 살아 생전에 모든 사람들에게 봉사하면서 남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희생적인 인생을 살다가 죽었기에 후에 그의 위대한 정신이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 움직여서 성탄절이 되면 그때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되어 인류의 가슴마다 사랑과 소망과 축복을 주는 성자가 되었던 것이다.

이는 닉콜라스 할아버지와 같이 영원히 인간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인생을 살자고 그렇게 다짐하게 한다. 그것은 인생의 의의와 삶의 가치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성은 내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에게 부여해야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모든 것이 존재의 의의는 자기 안에 내포되지 않는다"고 했다. 존재의 이유와 가치는 신이 부여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것은 내가 인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만 나는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책에서 본 것인데 '우리는 이렇게 늙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이제 늙은이가 되면 미운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군소리는 하지도 말고, 조심조심 일러주며 설치지 마세요. 이기려고 하지마세요. 져 주시구려, 많은 돈 남겨 자식 싸움질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그리고 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 만나거든 술 한잔 사고, 손자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늘그막에 내 몸 돌보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고 한다.

나의 자녀, 자손 그리고 이웃 누구든지 좋게 뵈이는 늙은이로 사시구려. 자식은 노후에 보험이 아니라오. 아프면 안 되오. 멍청해도 안 되오. 늙었지만 바둑도 배우고 운동도 하고 속옷일랑 날마다 갈아입고, 날마다 샤워하고, 한 살 더 먹으면 밥 한술만 줄이고,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시구려.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시오. 어차피 삶은 환상이라 하지만 그래도 오래 오래 사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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