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대 유아특수교육학과 사태
교통대 유아특수교육학과 사태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 승인 2016.07.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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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 박경일

봄은 목기(木氣)로 가득하다. 목(木)이 바로 봄을 뜻하기 때문이다. 목은 어린이와 청소년 젊은이 등을 뜻하고 계획하고 시작하는 시기나 장소 등을 말하니 학교나 교육을 의미한다.

목의 대척점에 있는 오행은 가을을 뜻하는 금()이다. 금을 숙살지기(肅殺之氣)라고 하는데 냉혹하게 살릴 것은 살리고 죽일 것은 죽인다는 뜻이다.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도 광합성을 못하도록 나뭇잎을 죽여 열매(결실)로 에너지를 모으는 숙살(肅殺)의 현상이다. 효율을 따지는 것 규제와 법, 평가, 금융, 구조조정 등을 뜻한다. 봄날에 태어난 사주에 금기가 강하면 흉하게 본다. 봄은 생명력이 뻗어나가는 시기인데 느닷없이 가을 기운인 금이 어린나무의 가지를 치는 격이기 때문이다. 이른 나이에 상처받음을 의미한다.

교육은 먼 미래를 기약하는 분야인데 기업처럼 단기간의 효율이나 성과 등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한다면 봄날 묘목에 칼을 대는 것과 같다.

필자는 국가의 수준이 특수교육의 수준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가늠할 수 있으니 국가의 현재를 알 수 있고 일반교육이 지향하는 최첨단에 특수교육이 자리하기 때문에 교육의 수준, 즉 국가의 미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교육현장에 맞춤형이니 개별화니 하는 용어들을 많이 쓰지만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은 태생적으로 교육대상자에게 맞추어진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특수교육이 가장 발전된 최첨단에 위치한 이유다.

그런 특수교육이 벼랑 끝에 서 있다. 특수교육대상자 수가 매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들을 교육할 특수교사 충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 공약은 법정 정원에 부족한 7000여명의 특수교사를 2017년까지 증원한다는 것이었다. 한 해에 대략 1,500명 가량의 증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실제로는 2013년 662명, 2014년 635명, 2015년 480명으로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6000명 이상의 특수교사 충원이 필요한 작금의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국립대 유아특수교육학과가 폐과될 위기에 처해있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한국교통대학교 증평캠퍼스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장애 영·유아 조기교육을 담당하는 특수교육에서도 매우 중요한 최전방이 바로 유아특수교육이다.

한국교통대(이하 교통대)가 대학구조조정 차원에서 유아특수교육과(이하 유특과) 정원 13명을 다른 학과로 배분하는 폐과 신청서를 지난 22일 교육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2015년 교육부로부터 반려된 폐과신청을 다시 제출한 것이다. 교육부에서 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교통대 유특과는 정원이 0명이 돼 사실상 문을 닫게 된다.

2012년에 신설돼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신생학과를 적법한 절차 없이 폐과를 결정한 것과 부당한 폐과에 반대하던 전임교수를 직위 해제하여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학과의 정원을 15명 이내로 교육부의 폐과 기준에 맞추려한 점 등을 보면 처음부터 교통대 총장 및 관계자들은 유특과를 유지시킬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육을 전시행정처럼 여기는 이런 가증스런 사태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효율로 따지자면 이런 어리석은 짓거리를 하는 교통대 총장 이하 관계자들을 구조조정하는 것이 효율일 것이다.

공약을 역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박근혜 정부가 닭똥만큼 공약을 이행하는 현실에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플라톤의 말처럼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통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의 존속에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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