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내 인생의 전환점
선생님은 내 인생의 전환점
  • 정재신 기자
  • 승인 2016.05.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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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주최 아산지사 주관 제4회 스승존경 글짓기 대회 대상작

이지국<아산고 3학년>
▲ 이지국<아산고 3학년>

초등학교 1학년 때를 떠올려 보면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았던 키 작은 내가 떠오른다. 나는 친구들에게 ‘땅고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덩치만큼 마음도 작았던 나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그것을 지켜보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키가 작았지만 나중에 엄청 큰 사람의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나에게 작은 위안을 주셨다. 그 말씀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나를 놀리지 말라는 충고의 말씀이셨고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편식을 하고 밥을 남기는 것을 보시고 편식을 하면 키가 크지 않는다고 하시며 내가 밥을 먹고 있을 때 옆에서 같이 드셨다. 하지만 선생님의 감시와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내가 편식을 하고 밥을 남기는 버릇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은 내가 과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 편식을 하지 않으면 과일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때 나는 정말 과일을 먹기 위해 밥을 남김없이 먹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지금도 밥을 남기지 않는다. 만약 내가 밥을 남기고 편식을 하는 식습관을 선생님께서 그냥 넘어가셨다면 지금도 편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나는 학급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고 어울리기 시작했다.

애들과 놀면서 선생님은 내가 키는 작지만 유독 달리기가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되셨고 운동회 때 나를 우리 반 대표 달리기선수로 내보내셨다. 그때 나는 1등을 하게 되었다. 그 뒤로 남자애들은 놀거나 운동할 때 나를 빼놓지 않고 항상 불러줬다. 그

러면서 나는 달리기를 잘하는 애, 운동 잘하는 애가 되었고 별명도 ‘땅꼬맹’이에서 ‘날땅’은 ‘날아다니는 땅콩’ 이라는 뜻이다. 비록 ‘땅콩’은 아직 붙어있지만 나는 이 별명에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인정해 주는 별명이라 생각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운동회에서 달리기 빠른 사람하면 애들은“이지국이요.”라고 나의 이름을 말해 주었다.

어느 겨울이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때의 교실에는 한가운데에 난로를 두고 있었다. 선생님은 장난으로 나를 안아 올려 난로 위에서 애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국이를 난로에다 녹인 다음에 키큰 틀에다 부어서 크게 만들까?”하시자, 애들은 웃으면서“네.”“아니요.”

저마다 다른 대답을 했다. 나는 선생님의 품이 너무 좋았었다. 밑에 난로가 있어 따뜻했던 건지 아니면 선생님의 따뜻한 가슴 품에 안겨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선생님의 품은 정말 따뜻했고 마음 또한 따뜻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나는 글씨도 모르고 입학을 했고 필체도 정말 악필이었다. 이것이 글씨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선생님께서는 특단의 조치로 한글 따라 쓰기 책을 사 주시고 나에게 그것을 계속 반복해서 쓰게 하셨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랐고 초등학교 1학년 이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만난 다른 선생님들께 글씨를 못 알아보겠다는 핀잔보다는 오히려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고 칭찬을 받았다.

나는 가끔 만약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그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생각해 본다. 선생님이 없었더라면 나는 왕따가 되어 자신감 없이 학교를 무기력하게 다니며 학교 다니기를 싫어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달리기가 잘한다는 것을 나중에는 알겠지만 운동회에서 반대표 달리기 선수로 나간다고 말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밥을 남기고 편식을 하는 습관을 못 고쳐 지금도 그럴 수 있고 글씨를 못 쓴다고 학년이 올라갈때마다 선생님들에게 핀잔을 들었을지 모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을 만난 것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인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그 시간이 내 인생의 작은 전환점이었다.

다시 맞이하는 스승의 날에 나는 자연스럽게 선생님을 생각한다. 선생님의 따뜻했던 품을 그리워하며 선생님께 감사하고 나도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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