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상극
상생상극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 승인 2016.05.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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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 박경일

흔히 상생은 이롭고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상극은 해롭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상생도 과하면 병이 되고 상극이 적당하면 약이 된다. 자동차에 가속페달은 상생관계다. 달리는 차량의 속도를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는 뻥 뚫린 길도 상생역할을 한다. 반면 상극관계는 자동차를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다. 신호등이나 단속카메라도 속도를 줄이는 등 외부적으로 상극역할을 한다. 엑셀레이터를 너무 밟았다 싶으면 브레이크를 한 번쯤 눌러줘야 안전하다. 잘 뚫린 상생의 길이라면 신호나 단속카메라처럼 상극 요소가 있나 살펴야 하는 법이다. 가속페달에 문제가 있어도 차가 달리지 못하지만 브레이크가 고장 나도 운전은 불가능한 법이다.

생년월일시로 사람의 운명을 논하는 명리학에서는 상생과 상극의 관계를 잘 알아야 팔자를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생이나 상극이 과도한 것은 크게 꺼리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물은 나무를 돕지만, 과도하면 나무가 물 위에 뜨고 나무는 불을 살리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불빛이 흐려지는 이치이다. 상극이란 규제하고 제어하는 관계나 상태를 뜻한다. 시련을 뜻하기도 한다. 상생처럼 상극 또한 적당한 것이 좋다. 대개 시련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지만 과도한 시련은 사람을 망가뜨릴 뿐이다. 신은 인간이 이겨낼 만한 시련만 주신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믿지 않는다. 특히나 요즘 들어 흉흉한 소식들을 뉴스로 접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저 큰 시련 없이 다행스럽게 사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사주명리란 팔자(여덟 글자) 일정량의 총합 안에서 각기 다른 기운이 차지하는 양과 질을 측정하는 학문이다. 특정 기운이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기운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약한 것을 상생으로 도와주는 기운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면 팔자 좋다고 한다. 강한 기운이 있을 때는 상생에 주의를 돌려 힘을 빼도록 유도하는 기운이 있거나 상극으로 제압해주는 기운이 있어서 제멋대로 날뛰지 않게 해야 격이 높아지는 좋은 팔자다. 이처럼 상생과 상극이 적재적소에 일어나 모든 기운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명리학 에서는 ‘중화되었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조화로운 상태가 분명할수록 팔자의 품격이 높아진다.

명리학은 지극히 세속적이다. 정의롭지도 윤리적이지도 않다. 재운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버는지, 관운이 있어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지, 배우자나 자식의 덕을 보는지 등이 대부분의 관심사다. 하지만, 그 판단의 열쇠가 되는 중화(조화로움)의 이치를 찾는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대한민국을 한 개인으로 가정하고 그 국운을 논할 때도 이와 같다. 약한 기운인 가난한 서민들에게 상생으로 복지혜택과 넉넉한 일자리가 제공되는지 살펴야 한다. 강한 기운인 대기업과 부유층에게 과세증가로 상생을 유도하거나 상극으로 제압하여(규제강화) 모든 기운(계층)이 다투지 않고 중화를 유지하는지를 보면 된다. 대기업의 규제를 완화하거나 부유층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이미 강한 기운에 상생이 지나쳐 제어기능이 상실된 망하는 팔자다. 또한, 복지를 후퇴시키고 일자리가 점점 불안해진다면 상극이 과도하여 이겨낼 수 없는 시련이 닥치는 병든 팔자다. 기운이 너무 승해도 안 되고 허해도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약한 것은 생하고 강한 것은 기운을 덜거나 제재하여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대한민국의 팔자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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