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자도 자도 졸린 걸까요?
왜 이렇게 자도 자도 졸린 걸까요?
  • 백신혜<청주 한국병원 신경과 과장>
  • 승인 2016.05.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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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백신혜

밤에 많이 잔 것 같은데도 낮에 졸리고 기운이 없는 계절이다. 지난 겨울에도 졸렸고, 더운 한여름에도 점심만 먹으면 여지없이 꾸벅꾸벅 졸았던 것 같다. 과연 낮에 졸린 것이 춘곤증만으로 설명이 될까?

주간 졸음이란 각성 상태가 기대되는 낮의 생활환경에서 졸음이 오는 것을 말한다. 주간 졸음의 경우, 잠에 취한 것처럼 완전히 깨어 있을 수 없으며 혼란스럽고 방향 감각이나 운동 조절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주간 졸음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다. 부족한 수면을 메우기 위한 정상적 생리 현상이라는 것이다. 너무 늦은 시간까지 놀거나 공부하거나 일하느라 혹은 인터넷, 게임, 술자리 등으로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등교나 출근을 위해 기상은 일정한 시간에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만성적인 부분 수면 부족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과도한 주간 졸음이 발생할 수 있다.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 이외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흔히 관찰되는 원인으로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수면 각성 리듬 장애가 있다. 흔히 올빼미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새벽 2~3시가 넘어야 잠이 오고 정오가 다 되어야 잠이 깨는 사람들이다.

그 외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 수면 장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 무호흡이다. 수면 중 상기도의 저항 증가로 인해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산소 수치가 감소하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 수면 중 뇌가 깨어 다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본인이 인지를 하지 못하고 주변에서도 머리만 바닥에 대면 코를 골며 깊게 자니까 잠을 깊게 잔다고 생각하고 질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지나친 주간 졸음이나 인지장애, 직업 수행 능력의 감소로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수면 무호흡은 뇌졸중, 심근 경색의 위험 인자이다.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코를 많이 골고 낮에 피곤하고 졸음이 많다면 수면 무호흡을 의심하고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다른 수면 질환으로는 주기성 사지운동증 또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다.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다리가 떨리면서 각성을 일으키거나 다리의 불편감으로 인해 잠이 들기 힘들고 잠이 들더라도 쉽게 깨는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져 낮에 많이 졸리게 된다.

그 외 주간 졸음 자체가 질병의 증상인 기면증도 있다. 기면증 환자들은 밤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낮에 심하게 졸린다고 호소하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꾸벅 꾸벅 졸고 크게 웃는 등의 감정 변화에 따라 몸의 일부분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낮에 졸린 증상이 심하다면 수면 시간이 충분한지를 먼저 살펴본다.

2015년 미국 수면학회에서 권고한 성인의 일일 수면 시간은 7시간 정도이다. 이보다 훨씬 부족한 시간을 자고 있다면 밤중 수면 시간을 늘리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계획적인 낮잠 혹은 주말 수면 보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주기 리듬 장애가 문제라면 생체 시간을 앞으로 당기는 빛 치료나 멜라토닌 등의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수면무호흡증일 경우 지속 양압 환기 장치를 사용하거나 수술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낮에 졸린 증상이 모두 춘곤증은 아니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졸리다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면 습관 이상이나 수면 질환이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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