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은 새우깡~?
갈매기의 꿈은 새우깡~?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6.04.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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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얼마 전 처음으로 부산 오륙도 부근에서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배를 타면서 이상한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새우깡은 선장실로~!’ 어~ 웬 새우깡을 선장실에서 판다고 하지~?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남들이 사기에 그리고 갈매기들을 주는 것이라 하기에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샀습니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배는 온통 갈매기들로 둘러싸였고 사람들은 새우깡을 손에 들고 갈매기를 유인했습니다. 갈매기들은 인간 자유의 여신상이 된 사람들의 손에 들린 새우깡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낚아채 한입에 그 새우깡을 먹어 치웠습니다. 우와~ 거의 서커스 수준으로 기가 막히게 새우깡을 채 갔으며 심지어 던져주는 모든 새우깡을 그 하늘에서 모두 다 받아먹었습니다.

돈 주고도 못 보는 갈매기의 서커스에 온통 정신이 팔렸습니다. 하늘에서 그 멋진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멋지게 받아먹었고 바다로 떨어진 새우깡 역시 바다로 뛰어들어 먹어치웠습니다. 새우깡 한 봉지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갈매기와 우리는 하나 되어 열심히 서커스를 했습니다. 머리 위에 새우깡을 유인하기도 하고 많은 새우깡을 던져 동시 다발적으로 먹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생전 처음 갈매기를 바로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우와~~ 그 날개하며 우아하고 멋진 그 놀라운 자태에 잠시 감탄했지만 물고기를 잡는 갈매기나 높이 나는 갈매기를 보질 못하고 새우깡에 목멘 갈매기만 보았습니다. 갈매기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아뿔싸 배는 이미 도착했고 주변의 아름다운 섬과 풍경은 보질 못하고 갈매기와 서커스만 하다 돌아왔습니다. 재미난 것은 주변의 다른 배에도 수많은 갈매기와 사람들이 서커스를 하느라 난리가 났다는 것입니다.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는 갈매기의 꿈은 이젠 새우깡을 위한 몸부림으로 바뀐듯하여 씁쓸함의 갈매기가 자꾸만 떠오르는데 제게도 이런 갈매기의 모습이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삶의 본질을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인 새우깡에 올인 하여 목매어 사는 건 아닌지. 갈매기와 새우깡, 그것도 바다 한가운데서 상상이 가십니까?

지금 온 세상이 갈매기의 높이 멀리 날갯짓하는 수고보다는 새우깡에 목멘 세상이 아닌가 싶어 씁쓸합니다.

본질을 잃어버린 나라와 위정자들, 국회와 정치인들, 학교와 교수들, 가정과 부모들 그리고 교회와 목사들. 새우깡을 찾는 갈매기가 제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새우깡을 찾는 나의 모습 때문에 진짜를 놓치는 성도들이 있을까 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새우깡에 정신 팔려 서커스 하는 갈매기가 아니라 높이 날아 멀리 볼 수 있는 갈매기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새우깡에 정신 놓지 마시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높이 날기를 축복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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