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꽃 같은 생명을 앗아간 4월의 세월호는 슬픔만 커집니다. 끝없는 이 막막함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화사한 봄의 뒤처럼 한쪽에선 총선으로 뒤숭숭합니다. 국정의 책임자를 뽑는 선거였던 만큼 국민의 눈과 귀가 세월호와 잠시 멀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와 기억해야 할 날이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잔인했던 그날의 참상과 무참히 꺾인 생명의 울부짖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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