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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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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달력을 바라보며
정 상 완 <논설위원·극동정보대 교수>

새 달력, 새 일기장, 새로운 마음가짐, 꼭 이룩해 보고 싶은 새 계획, 이러한 것들이 새해 첫날, 우리들의 마음속에 가득차서 우리들의 마음은 그 어떤 소망과 기대 속에 부풀어 꿈과 희망이 솟아오르는 그런 한해이길 간절히 소망하던 병술년(丙戌年).

나는 지금 벽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고 있다.

오늘로 어느덧 12월. 12월은 한해의 마지막 가는 달이다. 한 해의 맨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섣달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극월이라고 말하기도 하는가 보다.

12월이 지나면 다시 새해의 1월이 으레 돌아오기 마련이지만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는 '마지막 살아가는 한 달'이라는 생각이 꽉 자리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여느 때보다 마음이 더 부산하기도 하고 초조해지며, 정체모를 회한(悔恨)에 설레는지도 모르겠다.

해마다 이 즈음이면 한해를 알차게 마무리 하고 희망찬 새 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한해 동안 감사했던 사람들,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었던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전할까 하는 마음, 그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쁜 마음으로 지갑을 열어 작은 선물들이라도 준비 하지만, 문제는 물품 구입에 뜻하지 않는 지출이 있다는 사실이다.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구입하려는 물건이 너무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거나, 풍성하고 알차게 출시되었다면 처음에 의도하지 않았던 상품들까지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즐기려는 의도는 좋지만, 조금 더 현명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글로벌사회가 완성되고 있는지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근대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국민총생산이 세계 10위권에 우뚝 선 경제국가다. 하지만, 우리 경제 앞에는 구조적 경제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고, 국가가 지향해야할 좌표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좌충우돌 격돌하고, 우왕좌왕 헤매면서 당리당략에 급급하고 정쟁만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성장과 분배의 경제정책 갈등이 서민들의 안방경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군(人君)은 없어도 민(民)은 스스로 그 몸을 부양할 수 있을지 모르나, 민(民)이 없으면 군(君)도 없을 것'이라는 왕도정치사상에서 보민(保民), 편민(便民), 양민(養民)을 바탕으로 위민(爲民)하고, 애민(愛民)하는 민본주의를 실현하여야할 것이다.

기업 또한 부단한 혁신 노력과 노사문제의 사회갈등을 슬기롭게 대응하여 건강한 사회, 신뢰가 함께하는 사회가 되도록 하여야하겠다.

마지막으로 빈곤층과 부유층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현상을 복지정책을 통하여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분열과 이기심을 창조적이고 개방적 사고로 국민이 화합하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인정과 관용의 한 해를 완성하는 12월이되어야겠다.

많은 날과 날들이 지날 동안 우리가 믿고 믿음만을 굳게 지키면서 살아왔다면 12월의 마지막 한 달이 그리 설레고 마음달래는 그런 앨범을 만들진 않을 것이다.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고 오늘은 내일의 길목이다. 정녕으로 새로워지려면 우리의 마음속이 새로워져야하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2월 첫 날 오늘을 새해의 첫 걸음으로 새롭게 새로워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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