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아들 :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왕과 아들 :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 하은아<충북중앙도서관>
  • 승인 2016.01.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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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하은아

역사는 종종 이야기 소재를 제공한다. 실록과 누군가에 의해 쓰인 책으로 우리는 역사를 이해하고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의 생활 같은 사소함까지 알기는 어렵다. 그 까닭에 상상하여 살을 덧붙이고 추측하여 이야기를 지어낸다. 영화와 드라마는 이렇게 탄생되어졌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국사 교과서를 읽는 것이었다. 역사서를 찾아서 읽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국사는 암기의 대상이요, 시험공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국사 보충수업이 있었다. 국사 선생님은 문제집을 선택하는 대신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읽자고 하셨다. 반 아이들이 50여 명이었고 우리는 한 사람이 한 챕터씩 조사하고 요약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사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때까지 국사는 어떤 연도에 무슨 일이 발생하였으며 어떤 왕이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암기하기 바빴던 하나의 숙제 같은 과목일 뿐이었다.

그러나 실록에 나와 있던 이야기는 왕들의 고뇌와 삶도 기록되어 있어서 그들이 단순히 왕으로서 호의호식하며 지낸 자들이 아님을 알게 해줬다.

역사가 교과서가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로 다가왔던 순간이 조선왕조실록을 읽은 그때라면 그들도 한 사람의 아버지이자 아들임을 알게 해준 책은 ‘왕과 아들:조선시대 왕위 계승사’(강문식, 한명기, 신병주 저/책과 함께)이다.

이 책에는 태조와 태종, 태종과 양녕대군, 선조와 광해군, 인조와 소현세자 그리고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었고 역사 속에서 조선을 호령했던 왕이었으며 그 뒤를 이를 왕세자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 왕세자들은 태종 이외에는 왕위에 오르지도 못했던 왕세자들이었으며 왕위에 올랐어도 명예롭지 못하게 내려와야 했던 왕세자이다.

평탄치 않은 그들의 삶이었던 만큼 드라마와 영화 주제로 자주 등장하곤 하던 이야기이다. 때로는 광기 어린 모습으로, 때로는 쇠약한 모습으로, 때로는 방만한 삶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서는 이렇게 인식되어 오던 그들에 대하여 왕세자의 무게와 정치적 소용돌이에 따라 평범한 삶을 누리지 못했음에 안타까움이 들게 되었다.

또한 왕이 아닌 아버지의 마음과 자신의 자리를 넘보는 어쩌면 경쟁자로 아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이 그려져 있어 마음이 착잡했다.

우리는 지나간 역사를 쉽게 이야기한다. 그 왕이 잘못해서 조선의 역사가 그리 되었다고 푸념을 하고 더 나아가서는 광개토대왕이 한반도를 통일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 나름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평범한 한 사람으로 써 그들의 인생도 한 번 돌아봐 줘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글로써 남겨지지 않은 나머지 삶의 이야기가 못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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