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준비하는 인생
겨울을 준비하는 인생
  • 유길상<청주서원벧엘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5.12.03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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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유길상

어느덧 겨울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앞에 주어진 일들을 좇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게 물들었던 단풍잎도 한 잎 두 잎 떨어져 바람과 함께 거리를 뒹구는 듯하더니 날은 추워지고 해는 짧아졌습니다. 겨울이 오면 나무도 그 활동을 중단하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냅니다. 모든 화려했던 옷을 벗고 앙상함을 드러내는 계절, 지나간 모든 자국들이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이렇듯 춥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청년에게도 나이 많은 어른에게도, 부자에게도 가난한 자에게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도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도, 건강한 사람에게도 아픈 사람에게도, 준비한 사람에게도 준비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겨울은 찾아옵니다. 겨울을 준비하느라 연탄을 사다 놓고 김장을 하고 집안의 이것저것 손을 보며 겨울을 준비합니다. 겨울은 춥고 외롭고 쓸쓸하고 아픔이고 견뎌야 하는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겨울이 자연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인생에도 겨울이 있습니다. 인생의 겨울도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인생의 겨울, 화려하고 아름답던 치장들은 모두 하나둘씩 벗겨져 그동안 감추어 왔던 지난날 삶의 흔적들이 다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때는 더 이상 노래할 수 없습니다. 다시는 씨앗을 뿌릴 수도 없습니다. 새로운 기회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단지 삶에 대한 평가만이 남을 뿐입니다. 자연에서 겨울은 봄, 여름 가을 다음 순이지만 인생에서 겨울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닥칠지 예고가 없습니다. 바로 그때를 위하여 우리는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더 이상 인생의 기회가 없는 그 마지막 때를 위해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겨울을 준비하는 인생으로 살아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이 왔을 때 바울처럼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에는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다”(딤후4:7)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요? 후회가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고 그 삶을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고백을 드리는 자의 삶이 되고자 몸부림쳐 봅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사람은 겨울을 준비한 사람일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에 겨울을 준비하는 사람은 겨울을 춥게 지내지 않습니다.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도 준비해야 합니다. 언제 인생의 겨울이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는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해 인간관계를 정리해 보아야 합니다. 일평생 가장 부담되는 사람이 있었다면 누구였을까요? 인생의 마지막에 서서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되는 사람과 함께 거하며 서로의 가슴에 남은 응어리를 풀고 그를 다시 한 번 사랑할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용서하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나로 인해서 상처 받은 사람, 고통받은 사람, 힘들었던 사람들이 받은 상처를 안고 그대로 자기 인생을 마감하지 않도록 사랑과 격려의 언어로 위로하여야 할 것입니다.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유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가정에 유익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직장에, 사회에 국가에 유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유익한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겸손하여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세워주는 사람입니다. 자기가 손해를 볼지언정 상대방을 속이지 않는 것입니다. 진실한 인생으로 사는 것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사람입니까?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언젠가는 다가올 인생의 마지막 결산의 시간에 아름다운 마지막이 되기 위하여 오늘 준비합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이 질문 앞에 다시 서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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