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가난은 재앙이다
가뭄과 가난은 재앙이다
  • 조원오<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5.11.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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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 조원오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과 홍수 발생 건수가 많아지면서 물 부족 현상이 지구촌의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부 섬지역과 충남 서산, 태안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임에도 수돗물 사용량이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그동안 물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물관리 대책을 소홀히 함으로써 내년 봄, 물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각종 시스템을 가동하는 한편 국민의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물 부족사태를 겪는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인접 국가들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은 이제 강 건너 불이 아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 물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은 세상 만물을 살리는 소중한 자원이면서 물이 없는 세상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파괴하거나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지 파괴의 대상이 아니다. 가뭄이나 각종 재해로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식물이나 동물들이 살 수 없고 동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지하수 고갈과 오염으로 말미암은 피해 사례가 늘고 있으며 농도가 짙은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잦아짐으로써 호흡기질환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돈을 주고 물을 사먹는 시대에 살면서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면 머지않아 물병과 함께 산소통을 메고 외출하는 모습을 앞당겨 보게 될지 모른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때, 늦은 후회는 마음에 상처만 남길 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가뭄을 극복하는 일과 함께 가난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난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지와 질병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극심한 가뭄은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극심한 가난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근본이 된다.

가뭄과 가난은 인류의 행복을 앗아가는 재앙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진 홍수 해일 등 재앙 못지않게 가뭄과 가난이 주는 폐해(弊害)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사람이면 누구나 꿈꾸는 파라다이스라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서방정토 극락이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땅이 바로 그곳이 아닐까.

무엇이나 극하면 변하는 이치가 있다. 가뭄과 가난을 그대로 방치하면 고통과 불행이 따른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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