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하는 마음
국민을 위하는 마음
  • 반영억 신부<청주성모병원 행정부원장>
  • 승인 2015.10.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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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반영억 신부<청주성모병원 행정부원장>

‘제 눈에 안경이라’ 는 옛말이 있습니다. 남이 우습게 보는 것도 마음에 들면 좋게 여겨진다는 뜻입니다. 물론 자기는 좋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소신, 주관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중심으로 사는 고집이 살아 움직이면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힘들게 합니다.

성경을 보면 고집 센 아이들의 비유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루카7,32). 당시의 내로라하는 지도층을 향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자기 안에 갇혀있는 고집불통의 마음을 열라는 호소였습니다. 피리를 부니까 장례식 놀이를 하고, 장례식 놀이를 하려고 하니까 결혼식 놀이를 하며 피리를 부는 이가 있다면 그는 그야말로 어깃장을 부리는 사람입니다.

남이 잘되면 축하해 주고 어려움에 처하면 같이 아파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남이 잘되면 배가 아프고 시기질투의 마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잘못되면 고소해 하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나의 잇속을 챙깁니다. 그리고는 사람들로부터 현명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세상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해 버립니다. 실은 내가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데 세상을 탓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합니다. 세상이 험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그렇게 바뀝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여야가 농촌지역의 대표성 확보와 의석수 감소문제를 놓고 같이 논의를 해보자면서 이런저런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겉은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당리당략 안에 갇혀 있습니다. 소위 밥그릇싸움이 치열합니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더니 안심번호공천제가 대두되고 정당 간, 계파 간 힘겨루기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고 비판하며 자기 구미에 맞는 잇속을 챙기는 그 중심에 국민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삶은 모두를 피곤하게 합니다. 완고한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국민행복은 요원합니다. 가득 차 있는 그릇에는 아무 것도 담지 못하는 법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그릇을 비울 수 있는 지혜를 얻어 국민을 참으로 풍요롭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새것과 헌 것은 충돌하게 마련입니다. 헌 것이 다 나쁜 것도 아니고 새것이 다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그것이 어떻게 쓰이느냐가 중요합니다. ‘등잔을 위하여 불이 있지 않고 불을 위하여 등잔이 필요한 이치’입니다. 묵은 것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새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새것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묵은 것의 가르침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쉽게 노여움을 타는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자신의 삶의 경륜과 지식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때문이랍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말에 동조하고 아첨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지도자들의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추호도 흔들리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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