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문화시설·지원 기반 지역패러다임 재정의 필요
최첨단 문화시설·지원 기반 지역패러다임 재정의 필요
  • 윤영한<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경영학박사>
  • 승인 2015.10.01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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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석회광산지역 공동화 실태와 대책

정부지원·지자체 고유성 토대 특화지역 구축 지속돼야

단양 다누리 아쿠아리움·아로니아 등 안정적 성장기대

독일 '비미쉬박물관'·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등

문화예술· 관광사업 접목한 외국 성공사례에 주목해야

 

# 이제는 기댈 법도 없다.

충북 단양지역은 국내 최대의 석회석 단지로서 지난 1960년대 시작돼 70~80년대 호황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단양지역의 현상과 우려는 지난 1990년대부터 본격화되었으며, 많은 고민과 대책들이 세워져왔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지역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관련 정책들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분명한 점은 단양지역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보고 미래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단양지역은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미약하지만 지원을 받아왔으나, 2015년 한시법의 효력이 만료되면서 그마져도 사라져버린 상황이다. 개발인프라 확충, 주거환경개선, 광해복구, 관광인프라 등 크지는 않지만, 지역개발의 상당부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인구는 증가하지 않고 있으며, 새로운 방향성도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실정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른바, 석회석광산 관련 특별법 제정 움직임도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 많은 고민과 대안을 세워왔다? 현재,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수많은 시간동안 고민을 거듭하고 대안을 모색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는 대안을 단시간에 도출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을 도출해내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어떻게 출발해야 할까?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거니와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된다. 극히 원론적인 대책이지만 단양의 석회광산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관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평가하고 보다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실 단양지역에서 기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주목할 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 석회석재단도 그러하거니와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 아로니아 등이 그것이다. 기존 주력산업군인 석회광산업(2차 제조업)을 대체할 산업군으로서 관광업(3차 산업), 아로니아(1차 산업)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했는가?

일찌감치 선진국 대열에 오른 독일,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폐광지역에 대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있다.

석탄 철강도시인 독일 루르공업지역(Ruhrgebiet)은 산업쇠퇴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접 지자체들이 공통으로 직업 재교육 및 주거 환경개선 프로젝트인 ‘이바 엠셔파크 계획(IB A Emscher Park)’를 통해 지역의 비즈니스 모델을 문화예술기반의 산업으로 변화시켰다.

독일 튀틀링겐 지역은 인구 2만7000명의 소규모 지역으로서 18세기부터 철광산업으로 유명한 지역이었으나, 1867년 설립된 세계 1위 외과의료기기 기업인 Aesculap사를 중심으로 이제는 외과용 수술칼과 수술기구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갖는 지역으로 변모했다. 이제는 지역내 400여개 업체의 50% 정도가 자사 브랜드 대신 ‘튀들링겐’이라는 지역브랜드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 북동부 더럼(Durham)시는 대표적인 탄광도시에서 폐광지역이 되었고 상당기간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쇠락을 거듭해왔다. 그러다 이 지역을 침체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비미쉬박물관(Beamish Museum)’이다. 1970년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지역 생활사를 보여주는 열린 박물관(open air museum)을 제안하면서 탄생되었는데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호응으로 전형적인 박물관 형태인 건축물 형태의 박물관이 아닌 마을 자체가 박물관으로 만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의 어매니티를 토대로 삶과 공간을 재현한데 따른 방문객의 호응도가 높고 특히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페인 바스크(Baseque) 지역의 탄광도시 빌바오(Bilbao)에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빌바오의 가설(Bilbao Theory)’ 즉, 독특한 문화시설로 도시의 운명을 되살린 사례를 의미하는 이 전략의 성공요인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하는데 있다고 한다. 즉, 최첨단 문화시설을 기반으로 예술(창조적인 사람들)을 통한 지역 패러다임을 재정의하고 활성화시키는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석탄광산이 밀집한 일본 북해도 지역은 1960년대 60여개였던 탄광이 1990년대 들어 10여개로 감소함에 따라 지역경제가 급속히 위축되었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는 ‘산탄지역진흥임시조치법’을 제정하고 산탄지역진흥사업단을 설립하였고 지방정부에서는 북해도산탄지역진흥센터를 확대 개편하였다. 이를 토대로 관광리조트(아쯔베쯔 캐나디언 월드, 엘름고원리조트 등) 등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일본 유바리시는 한때 폐광마을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되었으나, 관광산업개발과정에서의 무리한 시설증설과 지속적 인구감소로 인해 파산한 대표 사례가 되었다.



# 앞으로 해야할 일

기존 선진국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시사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중앙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이에 상응하는 지자체의 고유성(어매니티)를 토대로 특화된 지역만들기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존의 인프라(탄광시설, 산업시설 등)을 목적하는 산업의 관점에서 최대한 재정의하고 활용하는데 주력해왔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구조적으로는 ‘2차 제조업(광업, 제조업)’을 ‘1차 산업(특용작물 재배)’과 ‘3차 산업(관광레져산업)’으로 다각화시키는 동시에 많은 고용창출이 가능한 신규 ‘2차 산업(제조업)’을 육성시키는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다 도시개발은 기존 산업시설(탄광, 각종 제조시설 등)을 첨단 친환경기술을 접목시켜 재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 단양을 다시 바라보자. 앞의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일부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도 있다. 게다가 다누리 아쿠아리움(3차 관광업)과 아로니아(1차산업)와 같이 비교적 안정적 성장을 지속되는 산업군도 있다.

그렇다면 산업차원에서는 기존 단양의 중심산업인 2차 제조업 즉, 석회석 기반 시멘트 산업을 석회석 기반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양의 신성장산업을 설정하고 첨단 기업체 유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단양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관광인프라를 부분별로 접목시킨 수상레포츠(남한강), 산악체험형 레포츠(소백산)를 글로벌 경쟁력의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지속적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이의 일환으로서 추진되고 있는 케이블카에 대한 지속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편, 1차 산업(아로니아)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2차 제조업(아로니아 제조)과 3차 서비스업(체험 관광) 등 6차 산업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댐 건설로 인해 사라진 지역의 어매니티를 새롭게 창조하거나 계승시키는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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