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 … 충청인, 북녘을 그리다
민족 대명절 `추석' … 충청인, 북녘을 그리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9.24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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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왕래가 자유롭다면…' 10인에게 물었더니

직지심체요절 찾아 나설 것·백두산 천지 갈 것

농업협력사업 · 만세교 밟아보고파 등 희망 노래

"그날이 오면, 북녘땅 누벼보겠다" 한민족의 바람

 

추석이면 특히 고향이 그립다. 언제든 갈 수 있는 고향이 있고 갈 수 없는 고향도 있다. 북녘땅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때문에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나 탈북민들은 명절이면 사무치게 두고온 고향을 그리워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을 가보지 못한 국민들도 가보고 싶은 곳 1순위가 북한이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지면을 통해 그곳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특히 광복 70년인 올해는 오랫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에 해빙모드가 조성되고 있다. 남북 간 고위급회담이 열리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등 모처럼 화해모드가 형성되고 있다.

북한과의 해빙모드는 남북간 자유왕래에 대한 희망도 심어주고 있다. 북한과의 자유로운 왕래가 현실화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교류가 기대되고 있다.

언젠가 도래할 남북간 자유왕래가 현실화될 경우 충청인들은 각 분야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관련기사 23면

지역경제인들은 다양한 경제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농업경제인인 전병순 광복농산대표는 북한과의 농업기술제휴 등을 통해 농사를 짓고 그 수확물을 통한 6차산업에의 도전의지를 보였다.

전 대표는 “북한과 농업기술 교류를 통해 생산된 곡물을 들여오고 이를 토대로 상품개발, 수출 등 6차산업을 한다면 남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왕래가 자유로워진다면 제일 먼저 농업협력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재수 우진교통대표는 “우진교통의 경영시스템을 북한에 소개하고 싶다”며 “이 시스템이 북한에 전파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경제협력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한 충북발전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제조업, 건설업, 북한과 협업을 통한 발전 모멘텀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싶다”며 “충북의 오창, 오송, 청주산단과 북한 나진선봉지구 간 경제협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북한에서 하고 싶은 일과 교류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나병일 대한제과협회 충북도지회장은 “북한의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만든 가장 배부른 빵, 가장 행복한 빵을 맛보게 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에 제빵체험관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교량전문가인 손광섭 청주건설박물관장은  북한에 가면 가장 먼저 함경도에 있는 ‘만세교’를 밟아보는 꿈을 꾸고 있다.

손 관장은 “북한의 다리를 밟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다음달 발간되는 책 말미에 부록으로 북한 교량 이름과 소재지를 모두 기록해 놓았다”고 말했다.

임은수 충북여성작가회장은 “같은 역사를 겪어온 민족의 공통된 기억을 바탕으로 이질적 요소들을 예술로 봉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남북 간 왕래가 자유로워지면 동질성을 회복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민철 청주시청 공무원은 “북한의 먹거리를 통해 북한의 참맛을 느끼고 싶다”며 “오송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과 시베리아 대륙을 지나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싶다”고 했다.

박민주 충북사회복지사협회 차장은 북한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포부를 밝혔다.

박 차장은 “북한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라며 “그런 차원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사회복지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주 흥사단충북지부장은 북한에서 직지(직지심체요절)찾기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민족의 자랑이자 최고 가치의 역사·문화자원인 직지찾기에 나서겠다”며 “북한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고, 그 중에 직지를 비롯한 기록유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성백웅 한국무역협회 충북본부장은 “북한과의 경협은 기후, 토지, 지하자원, 인력, 물류 등 여러가지 여건을 봐서 경쟁력이 있을 만한 것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들 외에도 많은 충청인들이 북한과의 자유스러운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 그날이 오면 북녘땅을 맘껏 누벼보겠다는 것이다. 충청인 뿐만 아니라 한민족 모두의 바람이다.

/엄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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