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산업 한계 … 기업 재투자 없이는 지역경제 타격
석회산업 한계 … 기업 재투자 없이는 지역경제 타격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8.20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충북의 석회광산지역 공동화 실태와 대책
▲ 한일시멘트

석회석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 충북의 광공업

1993년 `충청북도지'에 따르면 19 80년대 충북의 광업은 석탄광업 24개, 금속광업 25개, 비금속광업 243개 업체 등 총 292개 업체가 성업 중이었다.

1989년 광업분야 사업체는 1051개 업체에 7만6674명의 종사원이 근무했다. 이들 업체의 생산규모는 4조1650억이었다. 그 시절 업체수가 증가했지만 종업원과 생산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당시 시멘트가 대표적인 충북의 광물자원이었다. 시멘트는 전국 대비 20.7%의 점유율을 보였다. 석탄 등 다른 광물자원은 시멘트만큼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나머지 광공업은 비중이 크지 않았다.

# 1980년대 충북의 석회석산업

충북 북부지역은 석회석지대다. 풍부한 매장량으로 1980년대 충북의 시멘트 생산규모는 전국 생산량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제천과 단양에서 생상활동 중이던 시멘트업체는 현대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단양시멘트 등 4개사였다. 이들 4개사에서 연간 60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했다.

제천과 단양에서 생산된 시멘트는 국내 건설현장은 물론 중동 각국으로 수출됐다. 80대 오일머니 붐을 타면서 우리나라 건설사의 중동 진출이 활발했던 시기였기에 시멘트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충북 북부지역은 풍부한 석회석 생산 여건으로 공업도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이 지역에는 대단위 시멘트 공장 단지, 충주종합화학, 충주와 제천의 지방공업단지 조성이 추진되는 기반이 됐다.

# 시멘트산업에 대한 충북의 기여

시멘트산업은 석유화학, 철강산업과 함께 국가산업발전의 대표적인 기간산업이다. 시멘트산업이 국가산업발전의 기초였다. 우리나라는 19 62년부터 5년동안 추진된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기간 동안 신규 기간산업으로 시멘트, 정유, 비료, 기초화학 등을 개발했다.

이들 기간산업 중 시멘트산업은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이다.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광산, 기계장치, 공장용지, 유통기지 등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

이러한 시멘트산업 특성 상 일부 기업들이 전체 생산량과 유통량을 독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쌍용, 동양, 한라, 한일, 성신, 현대, 아세아 등 소수기업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7개 시멘트회사가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현재 한일, 성신, 현대, 아세아 등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의 석회석 매장량은 18억여톤이다. 전국 매장량 114억9000여톤의 15.7%에 해당한다. 시멘트 매장량이 가장 많은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 매장량은 95억2000여톤으로 전국 매장량 83%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 등지에서도 생산되지만 국내 시멘트는 사실상 충북과 강원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충북의 시멘트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41.6%다. 2012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충북 소재 4대 기업의 시멘트 생산량은 1969만5000톤이다. 전국 생산량 4730만여톤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체별 생산량은 성신양회(627만5000톤), 한일시멘트(586만톤), 현대시멘트(449만5000톤), 아세아시멘트(304만5000톤) 순이다.

이들 4대 기업의 시멘트 출하량도 생산량과 비슷하다. 4개 기업 출하량은 1944만톤으로 전국 4516만2000톤의 43%에 달한다.

# 석회석산업의 지역 기여도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제천·단양 내 총부가가치는 2010년 기준 2조9000억원, 광업 및 제조업 종사자는 599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3사의 매출은 1조4000억원, 종사는 1600여명이다. 고용인원은 제천·단양 광업 및 제조업 종사자의 27.3%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까지 고려할 경우 제천·단양 지역경제에 미치는 비중은 크다.

그러나 시멘트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유발되는 환경파괴, 주민피해 등 지역의 희생을 감안하면 지역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지역경제 기여도는 높지 않은 측면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천·단양 석회석광산에서 창출한 이익의 역외유출이다. 시멘트 4대 기업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다. 고용 창출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자본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3대 시멘트 회사가 있는 단양의 경우 석회석산업의 지역경제 기여도에 대한 주민 체감은 떨어진다.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시멘트 3사가 채굴한 석회석은 1480만여톤이다. 이들 기업이 도세인 지역개발세로 낸 돈은 1억85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단양군에 배정된 것은 징수교부금 3%, 재정보전금 27% 등 30%다. 5500여만원이 불과한 것이다.

시멘트 회사들은 시멘트 대체 신소재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석회석신소재연구재단 출연금, 장학금, 지역주민 고용과 지역 농산물 구매 등의 지역기여도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석회석신소재연구재단 출연금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간 총 14억원이 출연됐다. 1996년 설립된 단양장학회에는 이들 기업이 총 22억원을 기탁했다.

그러나 환경파괴와 주민피해라는 지역의 희생에 비해 기업들의 지역기여도가 크게 와 닿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나름대로 지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환경파괴, 주민건강 피해 등에 비하면 기업들의 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석회석산업 공동화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석회석산업은 지하자원 고갈이라는 한계성을 안고 있다. 여기에 한번 파괴된 자연환경의 원상복귀가 불가능하다. 이미 상당이 많은 면적의 석회석 광산이 채산성이 떨어져 방치상태에 놓였다.

만일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시멘트산업 사양화가 심화된다면 석회석광산지역의 피폐화는 불 보듯 뻔하다. 대체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가 석회석광산지역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기업의 지역기여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지역주민들은 기업에 대한 불신을 안고 있는 것이다.

제천·단양지역 석회석광산 채굴을 통해 일부 기업들은 수십년 동안 기업을 키워나갔다. 반면에 지역 혜택은 석회석지대 일부 주민들의 고용과 지역농산물, 지역상품 구매에 그치고 있다.

막대한 이윤을 창출한 이들 기업이 환경파괴와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 외에도 석회석 광산지역 공동화에 대비한 재투자없이는 기업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는 개선될 수 없다.

▲ 현대시멘트
▲ 아세아시멘트
▲ 성신양회

/엄경철·이준희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