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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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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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 받지 않으면 누구의 것이 되는가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브라흐만이 몹시 화가나서 찾아왔습니다. 자기의 친척이 부처님의 강압에 못 이겨 출가하여 승려가 된 것으로 오해를 하였던 그는 온갖 추악하고 나쁜 말을 부처님께 퍼부었습니다.

욕설에다 비난과 저주까지 분노에 찬 브라흐먄은 정신없이 퍼부었고, 부처님께서는 조금도 흔들림없는 표정으로 묵묵히 앉아 계셨습니다. 한참 동안 씩씩거리며 욕을 하던 브라흐만은 제풀에 지쳐 잠잠해졌습니다. 그제서야 부처님께서는 비로소 말문을 열었습니다.

"브라흐만이여! 그대의 집에도 간혹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까"

"물론이요."

잔뜩 골이난 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손님에게 맛있고 좋은 음식을 대접할 때가 있습니까"

"그렇소."

"만일 그대가 차려 준 음식을 손님이 먹지 않는다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이 됩니까"

"먹지 않고 가면 당연히 모두가 내 것이지요."

"브라흐만이여! 그대는 오늘 여러 가지 나쁜 말과 욕으로 나를 대접하였소"

"하지만 나는 그것을 받지 않았소."

"그렇다면 그 욕과 비난은 누구의 것이 되겠습니까"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깨달은 브라흐만은 부처님께 정중히 사과하고 얼마 뒤 가족들 모두를 데리고 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침을 뱉으면 떨어질 곳이 어디며, 역풍에 독가루를 날리면 어디로 귀착하겠는가.

오직 본인에게로 돌아갈 뿐입니다.

실로 인생살이에서 두려워 해야 할 것은, 남의 비난이나 모함이 아니라 되돌아 가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되돌아 가는 곳을 아는 사람은 절대 남을 욕보이지 않습니다.또한 비난과 모함을 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감추신 자비의 힘과 크나 큰 위신력을 생각하며 사는 우리에게 자비와 평화와 행복만이 깃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인과의 원리가 그러하기 때문이고, 자업자득(自業自得)의 원리가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동요를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가면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비난도 모함도 시비도 오해도 모두 사라진 적정(寂靜)과 행복의 자리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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