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이끈 석회산업 … 공동화 대처 고민할때
지역발전 이끈 석회산업 … 공동화 대처 고민할때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8.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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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석회광산지역 공동화 실태와 대책
▲ 단양군 일대에 형성된 석회석지대에서 50년 이상 채굴이 진행돼 곳곳에 석회석 폐광지역이 생겨나고 있다. 석회석산업 공동화 극복을 위해 폐광을 활용한 대체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충북 단양의 석회석 채굴지역으로 석회석 채굴이 끝난 곳이 넓은 광장으로 변했다.

우리나라는 근대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분야가 발전해왔다. 특히 석회석산업은 도시발전에 기여한 1등 공신이었다. 그만큼 석회석 광산지역이 폐허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석회석산업은 충북과 강원에 몰려있다. 충북은 제천·단양에 석회석광산이 밀집해 있다. 단양을 중심으로 한 그 일대가 석회석벨트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제천·단양은 강원도 영월, 삼척, 동해와 함께 우리나라 석회석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시멘트산업 핵심지역이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석회석산업은 60년을 향해 가고 있다. 국가 산업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그 대가는 주민피해로 다가왔다. 끝없는 민원과 갈등으로 점철됐던 석회석광산지역은 이제 공동화를 걱정할 때가 왔다. 당장 석회광산 폐광지역 활용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느 시점에서 석회석이 고갈되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대체산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이에 충청타임즈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충북지역의 석회석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와 점검, 석회석사업 이후를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해 7회에 걸쳐 점검하고 전문가 등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프롤로그

제천·단양에 집중 … 교통발달·기업 활성화 등 기여

주민건강 위협·문화재 훼손 등 해결 방안 모색 필요

자원고갈·폐광 대응 미흡땐 지역경제 피폐화 초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 그만큼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금속광물자원이 부족한 국가다.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이 있다. 바로 석회석이다. 비금속광물자원인 석회석은 우리나라 전체 광산물 생산량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석회석은 건축에 사용되는 시멘트의 주원료다. 건축 뿐 아니라 제강, 화학, 식품,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석회석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 우리나라 석회석 주산지 충북과 강원

석회석은 탄산칼슘(CaCO₃)의 암석이다. 동물의 뼈, 조개, 산호 등이 퇴적해 압력과 열을 방아 생성된 광물이다. 

국내 석회석 주산지는 충북과 강원이다. 강원도 동해, 삼척, 영월, 충북 단양과 제천에서 대부분의 국내 소비 석회석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한 해 우리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석회석의 97.6%를 채굴하고 있다. 

석회석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철근의 재료인 철광석의 용융첨가제, 고무, 종이 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석회석이 사용된다. 종이의 충전제와 코팅제로 사용되는 참강성 탄산칼슘의 경우 석회석을 원료로 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이처럼 다양하게 쓰이는 석회석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다. 1970년~1980년대 산업화과정에서 수많은 건축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석회석 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우리나라 석회석산업의 현주소

석회석은 조선시대에도 국가가 관리할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었다. ‘동국여지승람’에 석회석의 산지 조사기록이 수록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소성석회 제조법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석회석 매장량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1960년대다. 1962년 태백산지구 지하자원 조사가 이뤄졌다. 이후 석회석 채굴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석회석 매장량은 총 62억3900만톤이다. 석회석 품질은 산화칼슘(CaO) 함량에 의해 결정된다. 국내 석회석의 80%는 산화칼슘의 함량이 45%인 중급이다. 중급 석회석은 시멘트,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모든 수요를 국내에서 채취된 석회석에 의존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석회석산업은 영세 광산 난립으로 단순가공산업 수준이었다. 또한 부가가치가 높은 중질탄산칼슘 분야는 70% 이상이 다국적 기업이 독점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석회석신소재연구재단 산하의 ‘석회석신소재연구소’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친환경성 석회석 신소재 공동연구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석회석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다.

# 충북의 석회석산업 실태

충북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는 상당하다. 충북에는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4대 기업과 중소 업체들이 가동 중이다.

지난 2013년 기준 4대 기업을 비롯한 충북의 시멘트 업체들의 시멘트 생산량은 1969만5000톤이다. 이는 전국 생산량 4730만2000톤의 41.6%에 해당한다. 출하량 역시 40%대에 있다. 2013년 충북 시멘트 업체의 시멘트 출하량은 1944만톤으로 전국 4516만20 00톤의 43.0%를 차지하고 있다.

# 석회석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충북의 석회석산업은 제천·단양에 집중돼 있다. 전국 시멘트 생산량의 40%가 이들 지역에서 생산 출하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규모가 말해주듯 석회석산업은 제천·단양 지역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십년 동안 제천·단양지역에서 생산활동을 해온 시멘트 업체들이 많다. 이들 업체로 인한 지역의 고용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군소 협력업체들도 시멘트 업계 대기업인 4개 기업들로 인한 시너지효과 덕을 보고 있다. 석회석산업은 충북 북부지역의 교통발달에도 기여했다. 

이처럼 충북 북부지역이 석회석산업 영향권에 있는 것이다. 만일 석회석산업이 위축된다면 지역경제가 그만큼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

# 긍정적 효과의 석회산업 이면은

충북 북부지역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석회석산업 이면에는 주민의 희생이 있었다. 석회석 광산과 시멘트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건강피해, 재산피해 등 고질적 민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회석 채굴과정과 시멘트 공장의 가공과정에서 각종 환경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업체가 개선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환경피해는 고스란히 주민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자연자원도 피해를 입고 있다. 단양을 중심으로 한 충북 북부 석회석지대는 석회석 채굴로 황폐화되고 있다. 산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산허리가 잘려나간 경우도 석회석산업 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산 하나가 완전히 사리지는 상황이다보니 복구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석회석광산은 채굴과정에서부터 폐광에 이르기까지 각종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피해다. 진폐증 등 주민건강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석회석광산과 시멘트 공장에서 뿜어내는 비산먼지, 광산과 공장을 오가는 대형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위험, 석회석 채굴과 가공에 따른 산림 피해 등 자연환경 훼손, 석회석지대의 문화유산 훼손 문제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석회석산업현장 공동화 우려

이러한 환경피해는 1970년대 이후 석회석산업이 발달하면 할수록 커져만 갔다. 기업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 환경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석회석산업 관련 석회석지대의 공동화를 걱정하고 있다. 오랜기간동안 석회석광산을 운영해 오면서 폐광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원상복구를 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언젠가는 고갈될 지역의 석회석 자원에 따른 대책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대체산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석회석광산 폐광에 따른 공동화가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면 지역의 피폐화는 불 보듯 뻔하다.

/엄경철·이준희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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