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를 다녀와서
비무장지대(DMZ)를 다녀와서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5.07.26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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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언론진흥재단의 DMZ스토리텔링 연수를 통해 반만년이라는 광대한 역사를 품은 한반도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한반도는 고조선을 시작으로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후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현시대에 이르기까지 분리되었다 합쳐졌다를 반복해 왔다.

우리 역사 속에서 한 국가가 멸망하고 분리되고 통일이 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철원땅 내의 철의 삼각전적지가 있는 DMZ 구간은 고려라는 통일국가가 탄생하기까지의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다.

후삼국 시대에 이곳에 태봉국을 세우고 강대한 통일국가를 이루려 했던 궁예는 관심법을 앞세운 공포정치로 살육을 일삼다가 자신이 가장 아끼고 믿었던 장수 왕건에게 목을 베이고 말았다.

세습정치를 통해 권력을 이어받은 북한의 김정은도 요즘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사형을 일삼는 등 북한사회를 공포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 같은 작금의 북한사회 현실은 제2의 왕건이 만들어 질 수 있고 김정은 역시 제2의 궁예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을 해보았다.

불과 2㎣씩의 사이를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은 과거 고구려, 신라, 백제가 국경지대에서 칼부리를 맞대고 있었던 역사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이후에는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와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1천년 세월을 민족이 하나되어 살아왔다.

일제 식민지배를 거쳐 6·25전쟁을 겪으면서 DMZ를 경계로 또다시 남북으로 분리되었지만 되풀이 되는 역사의 이치에 따라 우리세대 또는 우리 아들딸 세대, 아니면 우리의 손자손녀의 세대에는 통일된 한반도에서 살게될 것이다.

다만 수 백번의 외침과 지배, 주변 강대국의 관섭을 받아 온 한반도 역사가 지금도 되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되풀이 되어온 우리 한반도의 역사이니 한반도의 운명이라고나 해야할 듯 싶다.

철의 삼각지 제2땅굴을 시작으로 북한 노동당사, 승리전망대, 금강산 댐, 제4땅굴, 을지전망대 등을 둘러본 DMZ스토리 텔링 연수 끝머리에서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진정 우리 한반도의 적은 누구일까!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한반도 핵무장을 결단코 허용하지 않는다.

한반도를 겨냥한 이들의 노림수는 오직 직·간접적인 압력을 통한 자신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일 뿐이다.

이 와중에 한반도를 짓밟았던 일본은 자위대가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평화헌법을 개정해 또다시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영화가 새삼 그리워지는 대목이다.

나는 DMZ를 비극과 대치의 땅이 아닌 한반도에 희망과 평화를 선사할 땅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책선이 사라진 통일 한반도의 DMZ는 이 땅에 도사리고 있는 진짜 적들의 관섭과 위협을 벗어나게 해 줄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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