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 이장단 대화로 문제 풀어야
진천군 - 이장단 대화로 문제 풀어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5.07.1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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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천군은 지난 8일 올해부터 항공방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1996년부터 15년 동안 유지해오던 항공방제를 중단하고 지상방제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변화를 밝힌 것이다.

정부의 농업정책 변화, 소비자 안전, 고급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타작물 전환 등의 시대적 변화를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방제를 지속할 경우 진천쌀 브랜드 가치 하락, 생거진천의 청정 이미지 훼손, 타작물 재배농가 피해, 환경오염 등의 문제 발생을 이유로 들었다.

항공방제 중단에는 지역 농업인단체들과의 사전 간담회가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쳤음도 시사했다.

그러자 이장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농촌인력이 고령화돼 방제 작업에 어려움이 있고 이미 확보해 둔 농약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다.

광역방제기가 부족한 것도 반대의 이유로 꼽았다. 군과 이장단간에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장들은 군이 항공방제 중단 방침을 고수한다면 280명이 집단 사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장들은 이장단협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하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부족한 광역방제기를 더 확보한 뒤 내년부터 항공방제를 중단하자는 이장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농촌의 고령화로 방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군 역시 지상방제를 할 경우 현재의 광역방제기 보유로는 항공방제 때의 35~40%밖에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나머지는 농가에서 보유한 개별 방제기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렇지만 지난 2013년부터 항공방제 중단을 검토해 왔다는 군이 그동안 부족한 광역방제기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장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현재 군은 지상방제 전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충돌뿐이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 수렴과 장비 확보 없이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군도 문제지만 농업 여건 변화에 따르지 않겠다는 이장들의 집단행동 역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세력화한다는 느낌을 줘서는 더 더욱 안될 것이다.

다행히 행정기관, 농업인단체, 이장단이 참가하는 방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양쪽이 한발씩 양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군과 이장들이 바라는 것은 ‘지역농업 경쟁력 확보’와 ‘농가소득 증대’일 것이다. 군은 광역방제기 추가 확보와 영농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대책을 약속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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