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 경북 갈등 첨예 … 자연·문화유산 활용 격차
충북 - 경북 갈등 첨예 … 자연·문화유산 활용 격차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6.11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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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3개 국립공원 2개 다목적댐 지역발전 규제인가 기회인가
▲ 소백산국립공원 남천계곡

(6) 소백산국립공원

 

한국관광 100선 소재지'경북' 단양 반발로 두 지역 함께 표기
영주시와 '소백산면' 지명 분쟁
두 철쭉제 단일행사 추진 필요 사유지 공원지역 해제 문제도

 

소백산은 충북의 3개 국립공원 중 가장 늦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28년째를 맞고 있다. 충북 단양군, 경북 영주시·봉화군에 걸쳐 있는 소백산국립공원 면적은 320.5㎢다.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은 1439m다. 국망봉, 제2연화봉, 도솔봉, 신선봉, 형제봉, 묘적봉 등 많은 봉우리들이 이어져 웅장함을 과시하고 있다. 

수려함까지 겸비한 소백산국립공원은 명승지와 문화유적이 많다. 삼국시대 신라와 고구려가 각축전을 벌였던 지역이다.

자연환경도 잘 보존돼 있다. 연화봉을 비롯해 주봉인 비로봉 주변은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야생화군락지가 있다. 희귀종인 에델바이스(외솜다리)가 자라고 천연기념물 주목이 수천년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

몇년전부터는 소백산에서 여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종복원사업을 위해 소백산에 토종여우가 방사됐다. 소백산 경북지역에서 방사된 여우는 충북 단양 가곡면에서 발견되기도 하면서 종복원에 대한 희망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충북의 북쪽 가장 높은 산이자 최북단 국립공원인 소백산은 충북 단양 주민들은 물론 경북 영주와 봉화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 그 이상의 자긍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 충북과 경북의 소백산

소백산국립공원은 충북과 경북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수려하고 웅장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간직한 소백산을 놓고 양쪽이 오랜 세월 티격태격해오고 있다.

올해 벌어진 소백산의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 사건이 대표적이다. 한국관공공사가 지난 4월 한국관광 100선을 발표하면서 소백산 소재지를 경북으로 표기했다. 단양이 즉각 반발했고, 결국 소재지를 충북과 경북으로 함께 표기됐다. 

유사한 갈등도 있었다. 지난 2012년 ‘소백산’ 지명 분쟁이 일었다. 영주시가 2011년 단산면 주민들이 제출한 ‘면 명칭변경 청원’을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변경하는 읍·면·동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단양군과 단양군의회는 “소백산은 특정지역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며 지역주민 7000여명의 서명부를 만들어 영주시장과 시의회의장에게 보냈다. 단양 주민들은 영주시청과 시의회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 반발했으나 영주시의회는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소백산면 명칭 불가’ 결정을 내렸다.

소백산 봉우리 명칭 변경 논란도 있었다. 국립공원은 경북 영주시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백산 봉우리 가운데 제1·2연화봉을 백운봉·천문봉으로 바꾸고 제1연화봉 인근 이름없는 봉우리는 슬기봉으로 정하는 논의를 진행했다. 단양군은 백운봉은 영주 ‘소수서원’의 옛이름인 ‘백운동서원’의 이름을 땄다며 반발, 없었던 일이 됐다.

▲ 죽령옛길

◈ 두곳에서 치르는 소백산철쭉제

소백산철쭉제도 단양과 영주가 따로 치른다. 한때 두 지역에서 각기 치르는 행사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일자 단일 행사가 된 적이 있었다. 1999년부터 격년으로 두 지역에서 돌아가면서 소백산철쭉제를 열었다. 그러나 2006년에 다시 두 곳에서 각각 행사를 치렀다.

소백산국립공원에 대한 열정은 소백산 정상에도 남아 있다. 연화봉 정상에는 두 지역이 경쟁적으로 표지석을 세웠다. 두 지역은 연화봉 인근에 철쭉나무를 심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두 철쭉제를 단일행사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이의가 없다. 단양군과 영주시는 단일행사로 치러져야 한다는데는 동의하면서도 방법론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행사 규모면에서는 단양군 행사가 영주시보다 크다. 결국 단양군이 나서서 단일행사를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단양군 역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자연·문화유산 활용, 공원해제 갈등

소백산국립공원에는 천혜의 자연자원과 유서깊은 문화유산이 있다. 죽령은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로 3국이 각축전을 벌였던 곳이다. 그만큼 많은 문화유산과 스토리가 있다. 

문화유산과 자연자원을 가치를 활용하는 노력들이 있지만 지역간 차이가 있다. 경북 영주시는 죽령 옛길을 오래전부터 복원하고 조선시대 과거길 문화를 재연하는 등 국립공원내의 자연과 문화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충북의 죽령옛길은 복원조차 안됐다. 국립공원 내의 도계지역에서 공유하고 있는 자연문화유산 활용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백산은 속리산, 월악산 못지 않은 우수한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국립공원 내의 자연문화유산을 놓고 지자체 간 오래전부터 선점 경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피할 수 없는 경쟁에서 충북의 지자체가 앞서 가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립공원 지정이후 수십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사유지의 공원지역 해제문제도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정부는 전국 국립공원의 취락지구를 공원구역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수준은 아니었다. 취락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경지는 공원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보존가치가 낮은 농경지를 그대로 묶어두고 있다는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해묵은 지역주민들의 국립공원 관련 민원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 죽령휴게소

/엄경철·정봉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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