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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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11.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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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노인은 장애물이 아니다

이 인 수 목사 < 온누리 수련원장 >

옛날 인생 70세가 넘으면 노인은 가정과 사회에서 불필요한 존재로 나라에서 생매장하도록 하거나 강변에 내다버리는 고려장 풍습이 있었다.

노인들이 비참한 대우를 받아오다 공경을 받게 된 원인은 젊은이들이 노인의 존재가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중국고사를 보면, 제나라의 항공이 이웃나라를 공격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잃었다. 겨울이라 몸은 얼고 사방은 눈으로 뒤덮여 분별할 길이 없는 처지에 놓였을때 명제 상관 중에 항공에게 진언하길 "늙은 말은 본능적으로 길을 잘 찾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레에서 제일 늙은 말 한 필을 앞장세워 보심이 어떠신지요"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늙은 말을 풀으니 그 말은 한참 동안 사방을 둘러보고는 방향을 찾은듯 걷기 시작했고 일행은 무사히 제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해, 이것을 '노마의 지혜'라고 불렀다.

또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통합군 부사령관 자리를 만들었다. 육·해·공군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인물로'어니스트 킹 제독'을 채용했다. 해군 작전부장 자리를 청년시절에 근무하고 물러난 그는 좀처럼 취임을 승낙하지 않았다. 그러나 루즈벨트의 의견은 달랐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죽어가는 전쟁엔 노인의 지도와 지혜가 필요함을 알았다. 결국 루즈벨트의 간청에 못이겨 킹 제독은 전쟁지도를 맡았다. 맥아더 원수와 나이츠 제독이 일본 본토 상륙작전 코스로 격론을 벌일 때 킹 제독은 충제를 한 것이다.

성급한 작전을 막아 전사할 뻔한 미국의 젊은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건진 킹 제독은 전쟁이 끝나자 조용히 은퇴했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만들지만 꿈과 환상을 갖고 이상을 설계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혼과 정신은 인류에게 빛을 주는 소금의 역할을 한다. 인간에게 경험 이상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것이다. 수에즈 운하를 판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드레세프스 전기를 보면, 청년기를 독신으로 보낸 그가 60세를 넘기고 배우자를 맞이했는데 신부 나이는 20세였다. 드레세프는 84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규칙적인 간격으로 자녀 12명을 낳았다. 그리고 전기의 끝장에 "그러므로 드레세프스는 사상 처음으로 바다와 바다를 잇는 운하를 판 데서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면에 걸쳐 초인이었다"고 했다.

세상의 빛을 남기고 인간 소금의 직분을 다한 위인들은 인생 60을 넘어서 뜻을 이뤘다. 미켈란젤로는 그의 최대 작품을 87세 때 완성했고, 괴테는 74세에 파우스트를 끝마쳤다. 티텐은 98세에 극치의 그림을 그렸고, 테니슨은 80세 나이로 '크로싱더바'를 썼고, 베르다는'아베마리아'를 85세에 작곡을 했다. '문명사화'로 유명한 드젠트는 대작을 89세에 썼다. 20세기 석학으로 불린 역사가 토인비는 84세에 마지막 저서인 '인간과 모성지구'를 탈고했다.

인류의 운명을 책임 맡고 있는 강한 힘을 가졌던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69세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류에게 빛을 남긴 위인들의 인생을 볼 때 인간이 늙은 것은 이상과 희망을 포기했을 때임을 일깨운다. 삶의 경험을 통해 얻어진 지혜와 세상을 보는 안목은, 값진 보물임을 인류에게 빛을 남기고 간 위인들의 인생에서 느낀다.

요즘 50세를 갓 넘은 사람들을 보면 '아깝다' 는 생각이 든다. 일본각료만 해도 60세가 넘는 고령자들이며, 회사 부장급도 50대 후반이다. 일본인들은 풍부한 인생 경험을 통한 지혜로 원대한 계획 속에서 일을 빈틈없이 처리해 부패한 인간과 정치, 종교인도 발생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인생 경험으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소금정신으로 뭉친 결과다. 사회의 부패와 부정사건들이 강력한 형벌 속에서도 발생하는 것을 볼 때마다 노마의 지혜와 킹 제독과 같은 인생경험에서 얻은 귀중한 지혜가 간절히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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