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모티브 한 '메이드 인 제주' 외국인들 발길 잡다
자연 모티브 한 '메이드 인 제주' 외국인들 발길 잡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6.08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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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로드, 미래와 도전 (5) 천연·유기농화장품 향해 뛰는 제주도
▲ 제주도 자연 풍경

면세점 한국화장품 인기폭발

바오젠거리 매장 중국인 북적
지역업체 10년 육성 노력 결실
육지기업 공장 설립 등 잇따라
원료산업 집중…국산화 선점
전세계 공급 등 경쟁력 높여


‘메르스’ 파문으로 충북을 비롯한 ‘육지’가 공포에 빠진 지난 2일에도 제주시내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점령(?)한채 한국화장품을 구입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 ‘유커 밀물’ 속 ‘메이드 인 제주’ 육성 한뜻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3층에 있는 화장품코너. 유명한 외국제품 판매장은 썰렁한 반면 ‘이니스프리’ ‘후’ 등 10여개의 한국화장품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계산을 하느라 긴 줄을 서 있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스마트폰에 담아 와서 구매를 한다”면서 “한국화장품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과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오젠거리는 해질무렵부터 중국인들의 차지가 됐으며 주변 50여개의 한국화장품 매장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귀포시내 로드숍은 1회 결제액이 9만1408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게 바로 글로벌 뷰티로드를 향한 제주의 표정이었다. 

이에 대해 김기옥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은 “제주는 지난 2003년부터 화장품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니스프리를 비롯해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한 화장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외국인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제주에는 이니스프리를 비롯해 LG생활건강, 아미코스메틱, 유씨엘 제주공장 등이 제주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1만2359명(내국인 99만597명, 외국인 32만1762)으로 종전 월별 최고치인 지난 4월 관광객 124만9091명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5월 방문 관광객 101만858명(내국인 71만9045명, 외국인 29만1813명)과 비교하면 무려 29.8%나 증가한 규모다.

▲ 제주 화장품원료

◇ 10년 육성 노력, 육지기업 제주이전 잇따라

제주화장품산업의 특징은 ‘육지’로 표현되는 국내 업체들의 이전과 제주 토종업체들의 급속한 성장이다. 

최근들어 천안에 본사를 둔 ‘콧데’가 제주용암해수단지에 유기농화장품 공장을 지었다. 제주용암해수단지의 물을 써서 유기농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장동일 ㈜콧데 대표는 “기능성 화장품과 바이오소재 화장품을 위해 지난 10여년간 노력한 끝에 유기농화장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제주에 유기농전용공장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출범한 제주화장품기업협회에는 현재 50여개 기업이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요즘은 충북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놀란 표정이다. 제주화장품산업의 선점효과가 약해졌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5일 제주도의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박철언 도의원이 “충북, 인천, 경기 등 타 지자체들이 화장품산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면서 “제주도만의 차별화된 행·재정적 지원책 마련과 제도정비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효과는 제주도가 지난 2004년 ‘건강뷰티생물산업 10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본격적인 육성을 시작한 이래 10년만에 나타나는 것이다. 

2004년 당시 지원기업수가 단 2개였지만 2012년에는 68개로 크게 증가했다. 

◇ 차세대 화장품원료산업에 집중

특히 제주화장품산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화장품원료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등재된 제주산 화장품원료는 모두 450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런 원료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은 ‘메이드 인 제주’ 화장품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화장품원료 수입대체를 통한 국산화를 선점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주에서 화장품원료산업의 선두주자인 바이오스펙트럼㈜은 이런 원료기술을 토대로 지난달 열린 상해화장품박람회에서 중국 마스크팩 제조사와 기술제휴를 하기로 협정을 맺기도 했다. 

김청룡 바이오스펙트럼 제주NPP센터장은 “제주에는 동백 등 천연 화장품원료들이 상당히 많으며 이런 원료들 가운데서 새로운 화장품 원료를 개발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우리 회사 원료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안태희기자

▲ 제주시 신라면세점내 유명 외국제품 판매장은 썰렁한 반면 한국화장품 매장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

“제주·충북 화장품산업 결합 모색해야”

<인터뷰> 김기옥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노하우 + 추진력 시너지효과
공동발전 MOU 체결 시급
전세계 진출 유리해질 것

김기옥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52·사진)은 제주화장품산업의 선구자라 불리는 화장품 전문가다. 

제주코스메틱사업단장을 역임하는 등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난 2003년부터 제주의 지역전략산업으로 화장품산업을 꼽은 이후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당시만 해도 화장품산업은 대기업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어서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면서 “이제 조금씩 노력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화장품산업에서 제주뿐만 아니라 충북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현재 제주와 충북이 비즈니스협력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제주의 노하우와 충북의 추진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제주와 충북이 화장품산업 공동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진출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면 각자 추진하는 것보다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충북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코슈메슈티컬센터 건립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수석연구원은 “어떤 단체나 대학, 기관이 됐든 나눠먹기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어느 한곳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태희기자
antha@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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