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와 상업의 결합·새로운 관람객 유치 중요
주제와 상업의 결합·새로운 관람객 유치 중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6.03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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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베니스 아성에 도전하라 - <3> 베니스비엔날레의 운영 및 성공 전략

국제미술전으로 다양성 수용 … 세계미술흐름 주도

120년 역사 불구 프레스데이 통해 홍보전략 강화
전시위주 청주비엔날레 국가간 콜라보레이션 필요

 

지난달 5월 9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개막됐다. 화려한 개막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전시장을 찾았지만 별도의 공식행사 없이 차분하게 관람객들의 입장이 이루어졌다.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생소했지만 개막식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행사를 기획하는 한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소 심심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느껴졌다.

조용한 개막과는 달리 사전에 열린 프레스데이는 철저한 준비 속에 진행됐다. 전 세계로 타전될 비엔날레 관련 기사의 중요성을 아는 조직위원회는 프레스데이를 통해 확실한 홍보전략을 보여줬다. 

화려한 개막식 없이도 세계 미술인들의 발길을 모으는 베니스비엔날레의 성공전략은 단지 120년 역사와 전통에 기댄 운영만은 아닌 듯했다. 세계 미술인들이 ‘성공’의 욕망을 갖고 도전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참여 자체만으로 예술가에게 영예로움으로 인식되기까지 그들의 운영과 성공전략은 청주시가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성을 알려준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라는 뜻으로 격년제로 국제미술전을 개최하는 방식이다. 비엔날레의 기원은 베니스이다. 1895년 제1회 베니스비엔날레를 개최한 후 상파울로 비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미술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지만 베니스가 처음부터 비엔날레로의 명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여 작가들의 활동과 명성이 국제행사로의 전통을 만들며 영예로운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제미술전으로 다양한 이념과 체제,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면서 세계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온 베니스는 예술인들에게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이처럼 베니스비엔날레의 운영과 특징, 성공전략을 먼저 살펴봐야 할 이유다.

◈ 베니스비엔날레의 운영

베니스비엔날레는 베니스 카스텔로 공원(Giardini di Castello) 아르세날레(Arsenale)에서 열린다. 조직은 이사회가 전체를 총괄하며 시 대표와 연방정부 대표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베니스시 각계 인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한다. 이사회에서는 전시담당 디렉터와 운영담당 디렉터를 선임한다. 특히 순수미술행사를 중심으로 자치단체와 상인, 기업인, 시민, 예술가가 결합해 기획한다.

이태리 정부와 국회는 이를 법에 따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구로 규정하고 비영리 재단으로서 민간부문의 기부와 이태리 정부, 국회의 지원 및 후원을 받는다. 

예산은 베니스시가 50%를 부담하고 이태리 정부가 50%를 부담하는 구조다. 행사비는 본 전시와 특별전, 아르세날레전, 전시부대행사에 지출되며 국가관 전시는 자국이 부담하고 있다. 

전시 구성은 주제전으로 본전시와 특별전, 아르세날레전(비엔날레 총감독이 작가선정), 국가관전(파빌리온식으로 국가별 커미셔너가 작가선정), 기타 전시관련 행사로 진행한다. 

시상은 황금사자상(3개 부분- 국가관상, 개인작가상, 35세 미만 젊은 작가상), 평생공로상, 특별상 제도로 운영된다. 

◈ 베니스비엔날레의 특징

물의 도시 베니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바다로 둘러싸인 도시는 접근성도 좋다. 문화와 관광이 산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대부분 국제행사가 그렇듯이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베니스비엔날레는 미술(시각예술), 음악, 무용, 건축, 영화, 연극 등이 비엔날레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열린다. 이는 공예비엔날레로 2년에 한번만 열리는 청주비엔날레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카스텔로 공원내 10만평 부지 위에서 펼쳐지는 비엔날레는 국가관별로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마다 전시관과 전시를 위해 자국에서 부담하고 있을 정도로 베니스베엔날레의 국제적 인지도는 높다. 다른 비엔날레와 차별적 요소로 올해는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89개국의 국가관이 자르디니에서 열리고 있다. 

본 전시와 더불어 세계 국가들의 미술의 현주소를 감상할 수 있는 국가관은 각국의 문화·정치·경제의 경쟁장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관은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건립해 우리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 베니스비엔날레의 성공전략

▲ 베니스비엔날레에서 10년간 홍보를 담당해온 마르띠나씨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베니스비엔날레에서 10년간 홍보를 담당해온 마르띠나씨(45)는 성공 요인으로 관객유치를 위한 홍보라고 말한다. 새로운 관객 유치 없이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비엔날레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그녀의 경험이다.

마르띠나씨는 “학생들은 새로운 관람객을 확보하고 미래의 관람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갤러리와 아틀리에를 관람하도록 유도하며 홍보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니스비엔날레가 예술을 경쟁하도록 한 것도 성공 효과가 컸다”면서 “1960년대 국가관을 운영하면서 각 국가의 대표적 예술가를 유치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고 들려줬다.

다양성 확보도 국제행사로 명성을 쌓는데 중요한 성공요인이었다고 한다.

마르띠나씨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주제와 상업을 결합했으며 총감독이 주제를 정하면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구상하는 방식으로 다양성을 확보해 국제교류는 물론 국제시장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홍보는 2가지 방법으로 언론매체를 활용하고 국가와 회사를 대상으로 교육과 프로그램은 물론 도슨트제도를 강화해 맞춤식 홍보를 한다”면서 “각 나라의 문화원을 통한 홍보는 행사에 관심도를 높이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도 방문했다는 마르띠나씨는 “청주는 전시만 해서 안타깝다. 역사문화적으로 이태리보다 알려지지 않았기에 국가기관을 통한 홍보와 인맥을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국가 간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국가교류이다”면서 “청주시내 전체를 비엔날레 장으로 만들어 경제부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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