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묻어나는 스승의 날은
정이 묻어나는 스승의 날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5.05.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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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승의 날을 앞두고 고교 은사님과 최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친구 몇 명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은사님은 “그대들이 있어 매년 행복하다”는 말을 남겼다.

수년전부터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선생님들이 불편해 한다. 자칫하면 촌지와 선물로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많은 학교에서 스승의 날에 휴업까지 했겠는가. 물론 올해는 휴업하는 학교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그 만큼 이제 촌지 등의 문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촌지 대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으로 스승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며칠 전 지인이 학교 체육대회를 앞두고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얘기를 들려줬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마실 물을 브랜드 명성이 있는 고급수로 할 것인지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선생님 도시락 준비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자 “월급받는 선생들한테 왜 도시락을 사줘야 하냐?”며 많은 학부모가 반대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지인은 “집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책임지듯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부모인데 도시락 하나 준비하는 게 그렇게 아깝냐”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고 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청주성신학교 교사 5명은 직접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이 학교 학생 3명은 현재 충북도교육청 어울림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한다. 아이들은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선생님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스승의 날에 그 커피를 선생님들에게 대접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사제간의 정이 한움큼 묻어나는 그런 스승의 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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