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이 쓸쓸해지는 게 싫다”
“이 곳이 쓸쓸해지는 게 싫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5.04.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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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드라마아트홀을) 지어만 놓고 활성화가 안된 채 방치된다면 죽어서도 벌떡 일어날 것이다. 나는 이 곳이 쓸쓸해지는 게 싫다.”

9일 청주시장 관사에서 열린 ‘김수현 드라마아트홀’ 건립 협약식에 참석한 김수현 작가의 소감 중 한마디다. 

덕담이 난무하는 그런 식상한 소감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노(老)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이 한마디는 행사장을 채운 수많은 취재진과 행사를 주최한 충북도 및 청주시 관계자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박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승훈 시장과 충북도 관계자들을 향해 ‘드라마아트홀 건립사업이 성공한 출향인사를 이용한 단체장의 치적쌓기용 사업으로 전락해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받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김 작가의 이 말은 민선 5기때 도민들에게 개방했지만 유명무실해진 ‘충북지사 관사’를 떠올리게 하기에도 충분했다.

충북도는 지난 1939년 지어진 도지사 관사를 71년만인 2010년 7월 9일 도민들에게 개방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2년 뒤인 2012년 9월 6일 ‘충북문화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한마디로 말해 학생 단체관람과 일부 문화인들의 방문 외에는 개점휴업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따금씩 인근 주민들이 산책코스로 이용하는 정도로 전락했다.

청주시장 관사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김 작가의 짧지만 강렬했던 이 소감을 흘려들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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