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안에 자유로운 삶
진리 안에 자유로운 삶
  • 반영억 신부 <청주 상당노인복지관장>
  • 승인 2015.04.02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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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반영억 신부 <청주 상당노인복지관장>

우주만물을 창조한 절대자께서는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사람은 이 자유의지를 사용함으로써 사람의 사람됨을 확인받게 됩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이야기의 핵심은 ‘피조물’로서의 존재조건을 깨뜨렸다는 것입니다. 곧 물고기가 뭍으로 뛰어나온 격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자유를 왜곡, 남용하여 피조물의 존재성을 거부하고 마침내 절대자 하느님으로부터 이탈한 인간은 죄의 노예상태로 살게 되었고 오히려 부자유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사실 거짓이나 악을 선택하면 일시적으로 자유로울 것 같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죄의 노예가 되고 후회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인간적인 욕심을 선택하면 자유가 아닌 속박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나 절대자의 가르침에 따라 살면 당장은 어렵고 힘들지 모르지만 영원히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8,31-32)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진리 안에 자유롭기를 희망합니다.

요즘 회자되는 소식들을 접하며 진리에 대한 갈망을 더해봅니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정부가 진상조사나 인양 계획에 대한 언급 없이 세월호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액부터 서둘러 발표하면서 진상조사 요구를 돈으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단원고 유가족의 한 분은 “1년이 지나도록 진실을 밝히려 노력한 게 하나도 없는 정부가 ‘돈만 주면 날이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화가 난다”며 “국민성금이 얼마인지, 정부가 내는 금액이 얼마인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집창촌을 합법화해 생계형 성매매는 처벌하지 말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성매매특별법 위헌론에 여성계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생계형 성매매를 구분하기 힘들뿐더러 성매매 폐해가 심각해 처벌이 강화돼야 하는 시점에 ‘집창촌 업주 구하기’에 나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2014년 미 국무부 발간 인신매매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성착취 인신매매의 공급국이자 경유국이며 최종 목적국”이라며 “성매매처벌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흔들어도 진리는 진리’라는 것입니다. 합법화를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경남의 모기업회장이 적자에 시달리던 계열사에서 55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답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모기업회장의 비밀 창고에서 군 기밀이 담긴 USB 30여 개를 확보했고, 비밀 컨테이너 창고에서 비리 단서가 될 자료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군 내부 관계자들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한 지방자치단체장 부인이 그 관할 교육청이 공모한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돼 주4일 근무에 월 600만원을 받게 된답니다. 비록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 해도 여러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도덕적 해이와 뻔뻔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내가 바라는 것을 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하는,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 연약함을 지니고 있습니다.‘내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데도 악이 바로 내 곁에 있습니다.’ 그래서 절대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진리를 뜯어 고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진리를 추구하고 발견하며 진리에 봉사하는 일입니다”(성 막시밀리안 콜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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